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둘러싼 국가인권위원회의 과거 결정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인권위가 내놓은 권고안을 두고 내부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제기되면서 후속 조치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져 왔다. 수개월간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이 문제는 12일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위원들의 표결 끝에 대국민 사과가 의결됐지만 당초 추진됐던 결정 폐기는 제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인권위는 이날 오후 제17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윤 전 대통령 관련 의결을 다룬 안건을 수정 가결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6명, 반대 4명, 기권 1명이었다. 당초 안건에는 과거 결정의 폐기와 국민을 향한 사과를 함께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최종 의결 과정에서 기존 결정을 폐기한다는 조항은 빠졌다. 이에 따라 인권위가 지난해 2월 10일 채택했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 권고는 그대로 남게 됐다. 대신 해당 결정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모아졌다.
찬성표를 던진 인사는 이숙진·오영근·소라미·오완호·조숙현·김민문정 위원 등 6명이다. 반대 진영에는 김학자·강정혜·한석훈 위원과 김용직 위원 등 4명이 섰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어느 쪽에도 표를 보태지 않고 기권을 택했다.
안 위원장은 표결에 앞서 기존 결정의 취지가 정치적으로 잘못 전달됐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그는 “인권위 결정은 계엄을 옹호하거나 특정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라는 점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결정의 진정성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오해와 논란이 발생한 상황에 유감을 표했다.
기권을 선택한 이유도 별도로 제시했다. 안 위원장은 과거 인권위 결정은 존중받아야 하며 이를 폐기하거나 사과 대상으로 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현재 조직이 직면한 인사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해 이번 안건에 관해서는 별도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

특히 1년 이상 지연된 승진 인사 문제를 인권위의 당면 과제로 언급했다. 위원장으로서 조직 안정을 우선하고 인권 보호 기관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같은 판단이 찬반 어느 쪽에도 참여하지 않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이번 안건의 출발점은 지난해 2월 인권위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방어권 보장을 권고한 결정이다. 이를 폐기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인권위 내부에서 제기됐다. 이숙진 상임위원을 비롯한 위원 6명이 지난 7월 13일 관련 안건을 발의하면서 공식 논의가 시작됐다.
의결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제15차 전원위원회에서도 해당 안건이 다뤄졌지만 약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토론은 표결로 연결되지 못했다. 당시 안 위원장은 전문가 2명의 견해를 청취한 뒤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을 제시했고 이후 논의가 계속됐다.
최종 표결에서도 찬반이 뚜렷하게 갈리면서 지난해 결정에 대한 인권위 내부의 시각차가 확인됐다. 사과 필요성에는 과반수가 동의했지만 기존 의결을 공식적으로 없애는 조치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인권위는 윤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에 대한 사과 절차를 진행하되 과거 의결은 유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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