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의원직을 잃으면서 강릉 정치권의 판세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내리 5선을 지내며 16년간 ‘철옹성’으로 불린 권 전 의원이 물러나자, 내년 4월 7일 열리는 강릉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노리는 인사들이 연이어 거명되고 있다. 당선 가능성의 벽이 예전보다 낮아졌다는 시각이 나오는 가운데 물밑 경쟁도 빠르게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권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대법원판결에서 비롯됐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7월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전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지 9개월 만에 나온 최종 판단이다. 이로써 권 전 의원은 국회법과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곧바로 의원직을 잃었다. 보궐선거 당선인은 전임자의 잔여 임기인 2028년 5월 말까지 의정활동을 하게 된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권 전 의원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5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서 현금 1억 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교단을 지원해 달라는 청탁이 함께 전달됐다는 것이다. 권 전 의원은 재판에서 윤 전 본부장과 만나 식사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금품 수수는 전면 부인했다. 권성동 전 의원 측은 윤 전 본부장이 자신의 횡령 혐의를 피하려고 거짓 진술로 자신을 끌어들였다는 주장도 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6일 기준으로 강릉 지역 보궐선거 출마 후보군에 오른 인물은 모두 12명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욱철 강릉시지역위원장 직무대행, 김한근 전 강릉시장, 김경수 전 강릉시지역위원장, 정의경 국토교통부 2차관, 김효정 국토교통부 도로국장까지 5명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쪽은 7명이 직간접적으로 출마 뜻을 내비쳤다. 권혁열 전 강원도의회 의장, 김광래 전 강원도경제부지사, 김용래 전 강원도의원, 오세인 변호사, 이호영 전 여의도연구원 고문, 최돈익 전 경기 안양만안 당협위원장, 고광록 변호사가 그 대상이다. 두 당 모두 후보군이 늘고 있지만, 국민의힘 내부 경쟁이 더 가파르다. 이는 권 전 의원의 영향력 때문에 나서기를 주저하던 인사들이 잇따라 의사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광록 변호사의 경우 그동안 지역 사회에서 뚜렷한 정당 색 없이 활동해 왔다. 그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쪽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다고 알려졌으나,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민선 지방자치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강릉시장직을 민주당에 넘겼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분류되던 권 전 의원의 지역구까지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함이 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민주당은 김중남 시장이 당선되며 처음으로 단체장을 배출했지만, 시의회는 국민의힘 10석, 민주당 9석으로 열세다.
따라서 지역에서는 두 당이 이번 선거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확정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강릉 한 곳뿐인 만큼 1년 뒤 총선의 민심을 미리 보여 주는 지표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양당은 아직 후보 선출 방식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선보다 중앙당 전략공천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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