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글로벌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르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오랜 기간 시장을 주도해 온 미국 마이크론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확산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시장 재편 속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 시장 공략과 고성능 차량용 메모리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삼성전자가 판도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 전문 분석기관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40%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전년 35%보다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기존 1위였던 미국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점유율이 40%에서 36%로 하락하며 2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과는 불과 1년 전 상황과 비교하면 더욱 의미가 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기업의 차량용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19.8% 수준에 머물렀다. 차량용 D램은 24.6%, 차량용 낸드는 18.1% 수준이었다.

당시 마이크론은 차량용 메모리 시장 전체 점유율 51.7%를 기록하며 절대 강자로 평가받았다. 매출 역시 36억 8,800만 달러로 압도적인 규모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 매출 12억 200만 달러로 2위를 기록했지만, 점유율 차이는 상당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판세를 뒤집은 배경으로 중국 시장 확대 전략을 꼽고 있다. 유럽과 일본 등 기존 자동차 시장뿐 아니라 전기차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 시장에서 고객사를 대폭 늘린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자율주행 기술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확산으로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성능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저전력 D램(LPDDR)과 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UFS) 등 차량용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퀄컴과 보쉬, 테슬라, 덴소 등 글로벌 주요 기업에 차량용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차량용 메모리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았다. 제품 교체 주기가 7~8년에 달할 정도로 길고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망 변경에 신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차량 한 대당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가운데 앞으로도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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