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노사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한 직후 또 다른 현실과 마주했다.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도출로 내부 갈등이 일시적으로 진정되는 분위기였지만 이번에는 경쟁사 SK하이닉스와의 이직률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수혜를 함께 누리고 있음에도 삼성전자는 두 자릿수 이직률을 기록한 반면 SK하이닉스는 1%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결국 보상 체계 차이가 인재 유출로 이어졌다”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2024년 이·퇴직률은 10.1%로 집계됐다. 이는 대기업 평균인 7.7%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3%를 기록하며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양사 격차는 최근 몇 년간 계속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2.4%, 2023년 1.8% 등 꾸준히 낮은 이직률을 유지한 반면 삼성전자는 2022년 12.9%, 2023년 10.6% 등 계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성과급 체계를 지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선점 이후 실적 호황이 이어지자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노사 합의로 확정했다. 반도체 초호황 성과를 직원들과 직접 공유하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HBM 경쟁에서 밀렸던 시기였던 2023년 성과급을 사실상 0% 수준으로 책정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내부에서는 경쟁사와의 보상 격차에 대한 불만이 빠르게 커졌다.

이후 반도체 실적이 회복되면서 삼성전자 노조는 SK하이닉스 사례를 근거로 영업이익 연동 방식의 ‘N% 성과급’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결국 최근 노사는 관련 내용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협상 과정에서는 노·노갈등까지 격화되며 혼란이 이어졌다.
실제 삼성전자 일부 노조는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단순 임금 문제가 아니라 조직 신뢰와 보상 체계 전반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까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체계를 사실상 수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다른 대기업에도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성과급 기준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기업 인건비 부담과 노사 갈등 역시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조사 대상 기업 전체 평균 이·퇴직률은 2022년 9.2%에서 2023년 7.8%, 2024년 7.7%로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 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이직률을 기록한 곳은 두산에너빌리티로 1.2%였다.
노사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한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인재 유출과 보상 체계라는 더 큰 과제를 떠안게 되면서 반도체 업계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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