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여파가 확대되며 긴박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 발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실제 시행 여부와는 별개로 위기 상황을 강조하고 전방위 대응을 주문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만약 긴급재정명령이 시행될 경우 김영삼 정부 이후 32년 만의 사례가 된다. 이에 정치권과 행정부 전반에는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동 전쟁 여파에 대한 각 부처의 대응 강화를 지시했다. 그는 물가와 수급 불안 가능성을 짚으며 “정부 각 부처는 담당 품목의 동향을 1일 단위로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수급 불안 우려에 대해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상황을 단순한 외부 변수로 보기보다 적극적인 관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기존 대응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더욱 강도 높은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필요하면 입법도 하고 우리가 가진 권한이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존 관행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긴급할 경우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다”라고 시사했다.

헌법 제76조는 대통령이 내우·외환 또는 중대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법률과 동일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제한이 따르며 국회가 소집되기 어려운 상황에서만 허용되는 등 엄격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이 때문에 실제 발동 여부를 둘러싸고는 법적 요건 충족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긴급재정명령은 과거 사례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민주화 이후에는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시행하며 해당 권한을 행사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도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발동 필요성이 거론됐지만, 실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 발언은 즉각적인 조치라기보다 위기 대응 의지를 강조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중동 상황 악화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정부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동시에 국회 일정 공백 등 상황 변화에 따라 비상 권한 활용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부처별 대응을 넘어 전반적인 정책 운용 방식의 전환도 주문했다. 그는 “법과 제도라는 것은 필요하면 바꾸면 된다”라며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대응을 강조했다. 이어 “긴급 재정경제명령이라고 입법도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헌법에 있다”라고 재차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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