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1심 판결문이 공개되면서 사건의 전모가 상세히 드러났다. 방대한 분량의 판결문에는 혐의 판단과 관련 인물들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특히 재판부 판단이 기록된 문서가 공개되면서 사건 내용이 사실상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비실명 처리 방식과 공개 범위를 둘러싼 논쟁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사건 피고인 8명에 대한 1심 판결문을 누리집 ‘우리법원 주요판결’ 게시판에 게시했다. 이 게시판은 서울중앙지법이 선고한 주요 사건 판결문을 공개하는 공간으로, 매달 약 10건 안팎의 판결문이 게시된다.
해당 판결문은 표지와 목차, 증거목록을 포함해 총 1,206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구성됐으며, 이름과 직책 등 개인정보가 익명 처리된 상태로 공개됐다. 이 때문에 판결문이 공개되기 전에는 공개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판사 출신인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서 “지귀연 재판부는 전체 실명 내란죄 판결문을 모든 국민이 볼 수 있게 전부 공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 윤석열 내란죄 실명 판결문 읽기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일이어야 할까”라며 비실명 처리의 한계를 지적했다.

차 교수는 비실명화된 판결문이 국민의 알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반 국민은 윤석열 내란죄 판결문을 직접 읽고 비판하고 싶지만 볼 수가 없다”라며 “국민들은 윤석열 내란죄 판결문 파일을 실명으로 읽고 토론하고 논할 권리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귀연 재판부는 마땅히 지금 당장 실명 내란죄 판결문을 모든 국민이 볼 수 있게 전부 공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형사법 전문가인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달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판결문은 전체 국민에게 온전하게 전달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12·3 내란은 모두 최고위 공직자들의 공적 활동이 문제 된다”라며 사건의 공적 성격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한명 한명이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는 주권자 국민의 알 권리가 절대적”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 판결문은 당사자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전 국민이 그 판결문을 숙독하고, 토론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해, 논평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란죄는 피고인들이 전 국민에게 지은 죄이므로 그 판결문의 수령자는 전체 국민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당시 재판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인물들에 대해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반면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으로 넘어간 상태다. 윤 전 대통령 측과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사건은 서울고등법원 형사12부(재판장 이승철)가 심리 중이다. 항소심에서는 1심 판단의 적정성과 사실관계 판단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문 공개는 사건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와 함께 공개 범위와 방식에 대한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항소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판결문을 둘러싼 논의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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