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4000선을 돌파하며 자본시장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83년 지수 체계가 도입된 이후 42년 만에 이뤄진 기록으로, 저평가 시장으로 평가받던 한국 증시가 마침내 구조적 성장 기반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48% 오른 3999.79에 개장하자마자 4000선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3500선에서 4000선까지 5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번 상승은 단기 반등이 아닌 실물경제와 기업 실적 중심의 구조적 상승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랠리의 중심에 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한 달 새 16.7%, 36.4% 급등하며 양사의 시가총액 합계가 1,019조 원으로 처음 1,000조 원을 넘어섰다.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투자 경쟁이 심화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증시를 견인한 것이다. 기업 이익 개선과 수출 회복세가 결합하며 시장 체질 변화가 현실화했다는 해석이다.

거래 규모도 2021년 6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크게 늘었다. 이달 24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 6,530억 원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1,125조 원으로 1년 전보다 493조 원 증가했다. 자금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수출 주도 업종으로 집중됐다.
대외 환경 개선도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미·중 통상 갈등 완화와 함께 한미 관세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이다. 정부는 최근 워싱턴DC에서 미국 상무부와 두 차례 협의하고, 전기차·배터리·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관세 감축 방안을 논의했다. 오는 29일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관세 조정 원칙에 합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4000 돌파를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으로 본다. 현재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로 미국 S&P500(4.7배), 일본 TOPIX(1.6배)에 비해 낮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4000 돌파는 단순한 지수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증시 체질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시대’ 공약이 현실로 다가온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대통령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주식 인생 25년 만에 이런 장세는 처음”이라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반면 “환율과 달러 흐름을 고려하면 과도한 낙관은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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