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내세웠던 ‘기업 하기 좋은 나라’ 구상이 빠르게 빛을 잃고 있다. 상법·노조법 개정에 이어 법인세 인상, 중대재해 과징금 강화 등 규제성 법안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재계 전반에선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라는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5일 경제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해 중대재해를 반복한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 과징금을 부과하고, 공공입찰 참가를 최대 3년간 제한하는 방안을 내놨다. 여기에 노조법 2·3조(일명 ‘노란봉투법’)와 상법 개정안 통과, 법인세 인상 추진이 겹치며 기업 부담은 한층 커졌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 범위를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경영계는 “모호한 사용자 개념이 도입되면 경영 판단이 제약되고, 기업의 법적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법 개정 역시 이사회 책임 강화로 인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높인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재계는 당초 정부 정책 방향에 협조하며 고용 확대와 대외 협상 지원 등에 적극 나섰지만, 각종 규제 강화 속도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대화 없이 입법을 밀어붙이면서 경제계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며 “노란봉투법은 시행도 전인데 현장에서는 이미 불안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주 4.5일제 등 노동시간 단축 입법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동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 시간만 줄면 기업 경쟁력 하락과 인력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대만은 친기업 정책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인당 GDP는 3만 8,066달러로, 한국(3만 7,430달러)을 22년 만에 앞지를 전망이다. 재계는 “법인세(대만 20%, 한국 24%)와 상속세(대만 10%, 한국 50%)만 봐도 기업 환경이 크게 다르다”라며 “정부가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지적한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최근 기업성장포럼에서 “규제의 벽을 걷어내야 성장이 이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는 사실상 친(親)노조 정책에 치중하고 있다”라며 “경영계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계는 지금 총성 없는 경제전쟁 중인데, 한국 기업만 규제와 제약에 묶여 있다”라며 “지금이야말로 기업을 위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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