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자경단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LA 한인회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조롱하는 경솔한 행동”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8일(현지 시각) 엑스(X·구 트위터)에 한 남성이 옥상에서 총을 장전하는 사진과 함께 “루프탑 코리안들을 다시 위대하게”(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이는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이민 단속 반대 시위와 관련해 강경 대응을 옹호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LA 시위 대응을 위해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공화당 내부에서는 1992년 폭동 사례를 언급하며 강경한 질서 회복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LA 한인회는 9일 성명을 내고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자 1,5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인물이 과거 한인들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라며 “살얼음판 같은 현 상황에서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인사회의 트라우마를 절대 도구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인들은 1992년 LA 폭동 당시 수많은 한인 상점이 약탈과 방화의 표적이 되면서 큰 피해를 보았다. 이에 당시 일부 한인들은 옥상에서 무장한 채 직접 상가를 지키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미국 사회에 강한 인상을 남겼고, ‘루프탑 코리안’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현재 시위와 1992년 사태는 규모와 혼란 수준에서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은 “군 투입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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