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로 한 고위 군 장성들의 모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비상시 계획’을 논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같은 증언은 비상계엄이 사전에 기획되고 실행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무게를 실으며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30일 열린 중앙지역 군사법원 내란 관련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작년 11월 9일 한남동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열린 만찬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군 수뇌부와 함께 시국 논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자리에서 국회, 선관위, 여론조사 기관 등에 대한 거론이 있었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선관위에 방첩사가, 국회에는 수방사가 간다”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만찬 중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각 사령관에게 한마디씩 하라고 지시했고, 그 과정이 일종의 ‘임무 복창’처럼 느껴졌다고 회고했다. 당시 김 전 장관이 강호 필 당시 지상작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게 한 정황도 공개됐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이었던 이 만남 외에도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들어 고위 장성들과 여러 차례 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전 사령관은 “6월 17일은 친목 성격이었지만 이후 모임들은 격려와 계엄 전 상황과 연계된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계엄과의 관련성을 내비쳤다.
재판부는 이날 여인형·이진우 전 사령관이 제기한 군사법원법 위헌 심판 신청을 기각하며 본안 심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발언은 없었다 해도, 그의 주재하에 계엄 관련 실행 단계 논의가 있었다는 증언은 향후 내란 혐의 입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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