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함지산 산불이 인위적인 원인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산림 당국과 경찰은 발화 지점을 특정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30일 국립산림과학원, 대구시, 경찰 등 11명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팀은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30분간 북구 노곡동 함지산 묘터 인근에서 감식을 진행한 결과, 인적 드문 소로길 깊숙한 곳을 최초 발화지로 확인했다.
이 지점은 등산로와 떨어진 장소로, 일반 등산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알려졌다. 산림 당국은 “사람이 흔하게 다닐 수 없는 곳이다”라며 “해당 지점은 특정한 목적이 없으면 접근하지 않는 지역으로, 실화나 방화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수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화재로 인한 물리적 훼손이 심각해 직접적인 물증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발화지 주변에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로선 발화지에서 약 1㎞ 떨어진 지점의 CCTV 영상이 유일한 간접 단서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 북구청은 전날 경찰에 산불 원인 수사를 정식으로 요청한 상태다. 함지산 산불은 지난 28일 오후 2시 1분경 발생해 260㏊의 산림을 태웠으며, 23시간 만인 29일 오후 1시에 일단 진화됐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7시 31분, 일부 지역에서 불씨가 다시 살아나 재발화하면서 헬기와 진화대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산림 당국은 이번 재발화가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를 막기 위해 철저한 조기 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산불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향후 방화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 사회적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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