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크대에서 생닭을 흐르는 물에 씻는 행위가 주방 전체에 식중독 유발 세균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공개돼 주의가 요구된다.
생물 교사이자 과학 실험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 ‘포켓생물’은 최근 마트에서 산 생닭을 싱크대에서 물로 씻은 뒤, 사용한 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실험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영상 속 실험에서는 100배율 관찰 시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지만, 400배율로 확대하자 다양한 세균이 물속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이 확인됐다. 포켓생물은 “생닭 표면에는 살모넬라균 등 식중독을 유발하는 균이 많고, 물로 씻을 때 이 세균들이 주방 주변으로 널리 퍼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생닭을 물에 씻는 행위는 오히려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닭고기 표면에는 캄필로박터, 살모넬라, 웰치균 등 각종 식중독 유발 박테리아가 존재하며, 흐르는 물로 씻을 때 물방울을 타고 주변 조리대, 식기류, 다른 식재료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2019년 미국 농무부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연구진이 생닭을 씻는 성인 3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실험 참가자들이 생닭을 물에 씻자, 주방 싱크대와 주변의 60%가 세균으로 오염됐다. 닭을 씻은 직후 정리를 해도 물방울이 튄 표면 중 14%에서 여전히 세균이 검출됐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실험에서는 세균이 다른 음식 재료와 사람의 입안까지 전파된 정황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농무부는 생닭을 절대 물에 씻지 말고, 섭씨 74도 이상에서 충분히 가열 조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캄필로박터 식중독은 닭을 덜 익혀 섭취하거나, 닭 세척 시 튄 물로 인한 교차오염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생닭 손질 후 반드시 손을 씻고 조리 기구를 분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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