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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 팔아’ 한국서 외면 받는 기업이 중국서 대박 터진 이유

한하율 기자 조회수  

현지화 및 다양화 전략
90%에 달하는 가맹점 비율
상해 SPC 16년 만에 철수

출처 : 유튜브 채널 '코지 COZY'
출처 : 유튜브 채널 ‘코지 COZY’

많은 사람들이 한국 베이커리 하면 단연 떠올리는 브랜드가 존재한다. SPC의 파리바게뜨일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현재까지도 매장 수와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점포 수는 겨우 현상 유지 수준에 불과하게 됐다. 파리바게뜨의 국내 매장 수는 2013년 3,220개에서 지난해 3,428개로, 10년간 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골목상권 침해를 제한하는 ‘제과점업 상생협약’ 때문이다.

제과점업 상생협약은 대기업 베이커리가 전년도 점포 수의 2% 이내로만 신규 출점하도록 제한하는 규제다.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 500m 인근도 출점할 수 없다. 2013년 제과점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규제를 받기 시작했고 2019년 만료되었지만, 상생협약으로 변경되면서 기간이 연장됐다. 업계에서는 만료가 다가오는 상생 협약 규제가 연장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베이커리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지난 2014년 파리바게뜨는 프랑스 파리에 처음 진출해 매장을 설립했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14개국에 매장 600여 개를 열면서 글로벌 확장에 힘쓰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파리바게뜨가 처음 진출을 결정했던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중국이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내고 현지 사업을 시작했다.

출처 : TRIP.COM
출처 : TRIP.COM

이처럼 중국은 이전부터 ‘K-베이커리’ 열풍이 불었던 나라다. 2017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우어베이커리의 ‘더티초코(DIRTY CHOCO)’가 대표적인 사례다. 더티초코는 당시 1세대 왕훙들 사이에서 연신 먹방 인증샷이 중국 SNS를 통해 공유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우어베이커리는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7개 도시에서 총 12개 체인점을 운영 중이다.

크루아상과 웰링턴스테이크빵이 인기 상품인 버터풀앤크리멀러스도 중국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버터풀앤크리멀러스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브랜드를 고급화시켜 인기를 끌었다. 2021년 베이징 1호점을 오픈한 버터풀앤크리멀러스는 당시 샤오훙수, 더우인 등 중국의 주요 SNS에서 ‘줄이 가장 긴 빵집’으로 화제를 모았다. 현재까지도 줄을 서는 매장이 존재할 만큼 그 인기를 여전히 유지 중이다.

중국에 처음 매장을 냈던 파리바게뜨의 경우 코트라에서 중국 베이커리 시장에 진출해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주요 국내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파리바게뜨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제품의 다양화로 중국 베이커리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그 결과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 사업을 펼치는 파리바게뜨는 두 나라에서 90% 이상에 달하는 가맹점 비율을 달성하며 가맹사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처 : SPC
출처 : SPC

현재 파리바게뜨는 중국에서 약 300개 매장, 미국에서 약 1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9년 4월 총 400억 원을 투자해 중국 톈진(天津)시 ‘서청경제기술개발구’에 축구장 3개 면적 크기(2만 800㎡)의 ‘SPC 톈진공장’을 건립하며 가맹사업 확대를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다만 최근 중국 시장이 전체적인 내수 침체를 겪으면서 파리바게뜨도 실적 부진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파리바게뜨에 식자재를 유통하던 상해SPC무역유한공사(상해SPC)의 경우 2023년 설립 후 16년 만에 사업을 정리했다.

출처 : SPC
출처 : SPC

상해 SPC의 2023년 매출액은 145억 309만 3,000원으로 전년(559억 5,917만 원) 대비 74% 이상 감소했고, 2억 8,776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저조한 수익성을 보였다. SPC그룹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 소비 시장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면서 “비용 효율화를 진행하기 위해 상해 SPC를 청산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베이커리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해 1월~11월 베이커리 제품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 증가한 4억 400만 달러로 해당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가별로 미국(33.5%), 중국(11.3%), 일본(9.5%) 등 120개국으로 수출됐다.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특히 지난해 케이크, 파이 등의 빵 수출이 전년보다 18.9%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붕어빵, 호빵 등 한국적 특색이 있는 제품들도 수출에 기여했다. 이는 최근 오징어게임 등 한국 대중문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식품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K 베이커리의 활약에 대해 관세청은 “케이(K)-브랜드 인기와 함께 뛰어난 품질 바탕 위에 차별화된 한국적 제품이 한몫했다”라며 “꾸준한 상품 개발 및 현지화 노력으로 베이커리 본고장을 뛰어넘는 제품 경쟁력을 갖춘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 출시로 K 베이커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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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하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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