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전광판 민원 제기
지하철 한량 광고 비용
月 1,000만 원 수준
이어지는 폭염에 무더운 열기가 가시지 않는 가운데 최근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의 민원이 지하철 역사에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하철역 내 광고 전광판의 열기로 인한 민원으로,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어 널리 사용되는 LED(발광 다이오드) 전광판에서 발생한 열기가 주위 온도를 높여 많은 시민이 불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역사 내 전광판 열기 관련 민원은 지난 7월 말 기준 15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동안 접수된 관련 민원 4건과 비교했을 때 약 3.8배 증가한 수준이다. 당초 공사가 전광판의 열기 민원을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21년에는 단 한 건의 민원도 접수되지 않았다는 점과 비교하면 LED 전광판에 대한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하철역 내 광고 전광판을 운영해 오고 있었다. 다만, LED가 경제적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어 본격 도입이 시작되면서 관련 민원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평소 지하철역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들도 전광판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하철 내 LED 전광판의 유무에 따라 약 2.4도의 온도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LED 전광판과 달리 시민들의 민원이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지하철 산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광고 방법 역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린다. 이는 지하철 역사 내 LED 광고판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지하철 한 량을 광고판을 꾸미는 방법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서울지하철 2호선 차량 내부는 가수 임영웅의 팬 미팅 장소가 아니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는 지하철 한 량 전체가 바닥, 벽면, 칸막이할 것 없이 온통 하늘색 바탕에 임영웅 사진과 축하 문구로 도배돼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수 임영웅의 팬들이 그의 생일(6월 16일)과 앨범 발매를 축하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지하철 한 량을 광고판으로 꾸민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지하철 한 량을 통째로 빌려 연예인 사진으로 래핑하는 데 드는 비용은 월간 기준 1,0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당시 임영웅 팬클럽에 소속된 한 여성은 “지난달 25~26일 열린 생애 첫 스타디움 콘서트를 응원하고 싶어 일반인이 많이 볼 수 있는 홍보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실상 팬덤이 일상 속으로 파고들면서 도심의 모습을 바꿔놓는 것은 물론, 지하철 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팬덤의 활동과 영향력이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바뀌며 이들이 동원할 수 있는 인력과 경제력 역시 막강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임영웅의 팬클럽인 영웅시대는 9월 20일 기준 약 20만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아이유의 팬클럽인 유애나는 이날 기준 약 34만 명을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팬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응원하기 위해 공적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지하철 전광판은 물론 버스나 건물 벽면 광고, 영화관·카페 등을 이용해 연예인의 데뷔 주년을 기념하거나 생일을 축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하철의 스크린도어에 광고를 진행할 경우 매달 100만~700만 원, 역사 내 광고는 월 최대 400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버스정류장 광고비 역시 월 150만 원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팬덤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이른바 ‘팬덤 경제’가 급부상하면서 이들이 주는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아지고 있다.
팬덤 경제란 집단행동을 하는 팬덤(Fandom)과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아이돌과 팬덤이 불러일으키는 경제적 효과를 말한다. 특히 수많은 아이돌 팬덤이 지하철 전광판 홍보, 지하철 내 광고, 스트리밍, 굿즈 구매 등 여러 방면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아티스트를 적극 지원하며 창출되는 경제 효과가 높아지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한편, 지하철 역사 내에서 아티스트를 지지하는 팬들이 게재하는 광고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하철 역사와 객차에서 이뤄진 전체 광고 2만 1,952건 중 아이돌 팬클럽 광고는 9,148건으로 41.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기준 32.2%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결과다.
다만, 이런 광고를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공시설에 해당하는 지하철의 특성상 내부 광고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당국의 승인 절차가 비교적 까다로운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하철 광고를 심의하는 한국 광고 자율심의기구 관계자에 따르면 구속이나 기소, 음주 운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광고는 승인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덧붙여 과거에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은 민원이 많이 들어오면 광고를 내릴 수 있다는 조건을 걸고 승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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