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재산분할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법원에서 다툴 범위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파기환송심에서 결정된 재산분할금 9,440억 원 가운데 7,000억 원을 재상고심의 다툼 대상에서 제외하고 2,440억 원에 대해서만 판단을 구하기로 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장기간 이어진 분쟁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재상고심에서는 SK실트론 지분을 포함한 일부 쟁점에 법리 공방이 집중될 전망이다.
9일 연합뉴스TV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지난달 31일 서울고등법원에 상고 취지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파기환송심이 명령한 재산분할금은 9,440억 원이지만 이번 신청을 통해 대법원에서 문제 삼을 범위를 2,440억 원 상당으로 축소했다.

나머지 7,000억 원에 대해서는 재상고심에서 더 이상 다투지 않겠다는 의미다. 다만 이를 최 회장이 파기환송심 판결 전체 또는 재산분할과 관련한 모든 판단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최 회장 측은 9,440억 원 가운데 일부에 한해 재상고심의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은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로 신속한 분쟁 해결을 들었다. 최 회장 측은 연합뉴스TV에 “분쟁의 조속한 해결을 도모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재상고심에서 다툴 범위를 한정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소송 과정에서 여러 쟁점을 둘러싼 법리 공방이 충분히 진행된 만큼 재상고심에서는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알려졌다. 상고 취지 변경 신청이 이뤄지면서 대법원에서 다뤄질 쟁점 역시 이전보다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남은 쟁점 가운데 하나로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이 꼽힌다. 해당 지분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과정에서 양측이 입장 차이를 보여온 재산이다.
최 회장 측은 SK실트론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두 사람의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된 2017년에 최 회장이 해당 지분을 별도로 인수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혼인 관계가 사실상 끝난 이후 취득한 재산이라는 점에서 분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2심에서는 최 회장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SK실트론 지분도 재산분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평가한 해당 지분의 가치는 약 7,492억 원이었다. 이후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도 SK실트론 지분을 분할 대상에 포함하는 판단이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재상고 범위를 2,440억 원으로 줄이면서 노 관장 측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도 변수로 남았다.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판결 이후 상고장을 내지 않았지만, 현재 최 회장 측이 제출한 상고 취지 변경 신청서를 살펴보며 부대상고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건이 곧바로 대법원 심리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최 회장 측이 아직 인지대를 법원에 납부하지 않아 사건 기록은 서울고등법원에 남아 있다. 향후 필요한 절차가 마무리돼 기록이 대법원으로 넘어가면 대법원은 양측에 기록을 송달하게 된다. 노 관장 측이 부대상고를 결정할 경우 기록을 송달받은 뒤 20일 안에 부대상고장을 제출할 수 있다.
앞서 지난 7월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재산분할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전체 재산 가운데 노 관장의 몫을 3분의 1로 판단했다.
이번 상고 취지 변경으로 9,440억 원 전체를 둘러싼 공방 대신 2,440억 원 상당에 대한 판단이 재상고심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최 회장 측이 7,000억 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다투지 않기로 하면서 소송 범위가 크게 축소된 가운데 SK실트론 지분 등 남아 있는 재산을 분할 대상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대법원에서 법리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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