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이 최근 다시 대법원 판단대에 올랐다. 두 사람은 1988년 결혼했으나 27년 만인 2015년 최 회장이 동거인과 혼외자의 존재를 스스로 알리며 파경을 예고했다. 통상 이혼 절차가 먼저 시작된 뒤 동거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와 달리 동거인 공개가 이혼 의사보다 앞서 이뤄지면서 당시 재계는 적잖은 충격에 휩싸였다.
2017년 최 회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하며 본격화한 이 소송은 이른바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며 오랫동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런 재벌 회장의 외도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외도로 세간을 발칵 뒤집어 놓은 재벌 회장은 또 누가 있을까.

먼저 롯데그룹을 세운 신격호 명예회장 곁에는 영화배우 서미경이 있었다. 1977년 미스롯데 선발대회로 연예계에 데뷔한 서미경은 이 대회를 계기로 38살 연상인 신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학업과 연예 활동을 모두 접고 일본 유학을 이유로 자취를 감춘 서미경은 신 회장의 세 번째 부인으로 롯데가에 들어섰고 두 사람 사이에서는 딸 신유미가 태어났다.
신 회장은 첫 번째 부인 노순화와 혼인했다가 두 번째로 일본인 여성을 맞았으며 혼인신고 없이 서미경을 세 번째로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사실혼 관계에 정식 ‘부인’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두 번째로 꼽히는 인물은 스스로를 ‘정주영의 여자’라 밝힌 배우 김경희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김경희는 발레 유학을 준비하던 중 재미 삼아 응시한 탤런트 시험에 합격하며 데뷔했다. 이후 한 사교모임에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을 만났는데 당시에는 정 회장의 나이도 기혼 사실도 몰랐다고 전해진다.
두 사람은 38살의 나이 차를 뒀지만, 관계를 이어가며 1979년과 1981년 두 딸을 낳았다. 그러나 199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녀의 호적 문제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며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 정 회장이 200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김경희와 두 딸은 그를 만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별세한 뒤 김경희는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유전자 검사 결과 두 딸이 친자로 확인되면서 법적으로 상속분 약 56억 원을 인정받았다. 이후 추가 소송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현대 측과 합의해 40억 원을 더 받으면서, 김경희가 손에 쥔 돈은 총 1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5년 김경희가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거액의 빚까지 지게 되면서 한때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이 인연도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이처럼 재벌가의 외도 논란은 시대를 넘어 반복돼 왔고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소송 역시 그 연장선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24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하고 주가 상승분까지 반영해 분할 비율을 2대 1로 정한 결과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은 재상고 시한을 하루 앞둔 8월 14일 자정 무렵 상고장을 제출하며 사건을 다시 대법원에 올렸다. 최 회장 측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으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혼소송과 별도로 노 관장이 최 회장과 동거인 김희영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두 사람이 공동으로 20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원심에 중대한 법리적 쟁점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으로 4개월 안에 결론을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역대 최대 규모 재산분할 소송인 만큼 최종 판단이 언제 어떤 결과로 나올지 재계와 세간의 관심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