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아파트값 가장 많이 올라
서울 평균 4배 넘는 수준
토허제 해제 영향

올해 1분기 전국 시군구 가운데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이목이 쏠렸다. 업계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와 재지정 등 정책 번복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강북 지역 아파트값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송파구 아파트값은 4.2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1.06% 수준인 서울 평균 상승률의 4배를 웃도는 수치다.
송파구의 뒤를 강남구와 서초구가 이었으며, 각각 3.5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한 것을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월 14일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고, 2월 13일에 강남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허가구역에서 해제한 뒤 3월 24일 토허제를 다시 확대 재지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월별로 살펴봤을 때 3주 이상 토허제에서 풀려 있었던 3월의 상승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송파구의 경우 1월 0.26%, 2월 1.35%, 3월 2.63%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강남구 또한 1월 0.04%, 2월 0.83%, 3월 2.62%로 오름폭이 상승했다.
서초구는 1월 0.18%, 2월 1.00%, 3월 2.31%의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을 제외한 서울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포함한 정비사업 호재 지역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성동구가 올해 1분기 동안 1.34% 상승했고, 이어 용산구 1.27%, 양천구 1.13%, 마포구 1.09%, 강동구 1.07% 등 총 5개 구가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이에 반해 강북권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중저가 아파트가 집중된 노원(-0.23%)·도봉(-0.17%)·강북(-0.11%)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과 중랑(-0.12%)·금천(-0.11%)·동대문(-0.09%)·구로(-0.07%)·은평구(-0.05%) 등은 강남권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에 따른 기대심리로 3월에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모두 하락 전환했다.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송파구에서는 전체 거래(16건) 중 약 63%인 10건이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15층·36평)는 지난달 29일 39억 7,500만 원에 거래가 이루어졌으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잠실주공5단지는 올해 들어 연일 신고가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단지 전용 82㎡는 지난 1월 34억 7,500만 원, 2월 35억 7,500만 원에 각각 매매됐다.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지난달 8일 38억 2,500만 원에 거래됐으나, 20여 일 만에 이보다 높은 가격에 다시 팔리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 외에 재건축이 진행 중인 잠실장미 1·2·3차와 잠실우성 1·2·3차, 잠실우성 4차 등에서 종전 최고가 대비 가격이 수억 원 높은 거래가 이루어졌으며, 송파동 ‘래미안송파파인탑’, 방이동 ‘신동아타워’ 등 아파트도 신고가에 팔렸다.

한편,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아파트 거래량도 송파구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 18년 차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가 올해 들어 서울서 가장 많이 거래된 단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9,500여 가구 규모의 가락동 ‘헬리오시티’를 제친 기록이며, 이에 ‘최애 단지’를 놓고 치열한 선두 다툼이 발생할 것으로 파악된다.
7일 국토교통부와 아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파크리오’는 이날까지 총 124건이 거래돼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2위는 가락동 헬리오시티로 117건을 달성했다. 파크리오는 지난 2008년 입주를 시작했으며, 단지 규모는 6,864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헬리오시티는 2018년 입주한 준신축으로 9,510가구의 초대형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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