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자신을 ‘제2의 윤석열’에 빗댄 질의를 받자, 즉각 불쾌감을 나타냈다. 대법관 후보 제청 지연을 놓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자 이를 모욕적인 표현으로 받아친 것이다. 여기에 증인선서 거부와 이석 문제까지 겹치면서 대법원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거센 충돌 양상을 보였다.
조 대법원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손솔 진보당 의원은 “제2의 윤석열 뽑는 거냐. 국민들이 법복을 입고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고 있다”라고 압박했다. 조 대법원장은 곧바로 “그 말씀은 모욕적이고 서글픈 일”이라고 맞받았다.
손 의원이 집중적으로 문제 삼은 대목은 장기간 이어진 대법관 공석이었다. 청와대가 후보 재제청을 요구한 과정만 따질 것이 아니라 조 대법원장이 처음부터 후보를 제청하지 않았던 기간을 먼저 설명해야 한다는 게 질의의 핵심이었다.

이 과정에서 손 의원은 후보 제청이 이뤄지지 않은 기간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제청조차 하지 않았던 200여 일이 있었기 때문에 조희대 대법원장님을 부른 것”이라며 “왜 제청조차 하지 않았는가. 그것이 출발”이라고 따져 물었다. 조 대법원장이 인사말 이후 답변 없이 자리를 떠날 경우 대법관 공석을 둘러싼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지적도 보탰다.
조 대법원장은 이에 앞서 대법관 제청 과정에 관한 국회의 증언 요구 자체에 부담을 나타냈다. 해당 사안에 직접 답할 경우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증인선서와 증언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택했다.
청와대가 후보 재제청을 요구한 과정에 대해서도 자신의 판단 근거를 제시했다. 당시 전달된 공문에 구체적인 재제청 사유와 헌법상 근거가 충분하게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 조 대법원장 측 설명이었다.
질의가 이어지면서 쟁점은 조 대법원장의 이석 여부로 옮겨갔다. 국민의힘은 역대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한 뒤 자리를 떠났던 관행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계속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맞섰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이미 관련 사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조 대법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는 이유, 사법부의 독립, 그리고 대법관 재청에 대해서도 충분한 입장을 다 얘기를 했다”라며 “그런데 뭘 더 듣겠다고 대법원장이 여기 강제로 앉혀 놓는 거냐. 이건 다수의 힘으로 체포하고 감금하는 행위”라고 항의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의 퇴장을 막을 근거가 부족하다는 논리도 펼쳤다. 박 의원은 “왜 이석을 못 하게 하냐. 기관 증인이냐. 참고인은 출석 의무 앉아 있을 의무가 없다. 참고인은 자기 원하면 나갈 수가 있다. 그런데 왜 이석을 허락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또 “지금까지 대법원장은 수십 년 동안 인사말을 하고 이석을 했다가 국감이 마무리될 때 다시 나오셔서 인사 말씀하신 게 관례였다. 사법부의 독립이 짓밟히고 사법부의 독립이 전혀 없는 그런 나라를 원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서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한 만큼 이석을 허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선서 없이 감사 절차를 이어가는 방향으로 정리하면서 업무보고 진행에 들어갔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는 “진행을 똑바로 하라” “그렇게 대법관 제청 과정을 묻고 싶으면 이재명 대통령을 불러라”는 항의가 터져 나왔다.

증인선서를 하지 않은 문제 역시 별도의 쟁점으로 남았다. 서 위원장은 거부 사유가 법적으로 정당한지 여부에 따라 추가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알렸다. 그는 “증인 선서의 거부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경우에는 향후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및 제15조에 따라 후속 조치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경고했다.
결국 이날 법사위 국정감사의 핵심은 대법관 제청 문제를 넘어 조 대법원장의 증언 의무와 사법부 독립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특히 손 의원이 ‘제2의 윤석열’이라는 표현을 꺼내자 조 대법원장이 즉시 모욕적이라고 맞서면서 양측의 긴장도 한층 높아졌다. 여기에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놓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정반대 논리를 펴면서 감사 진행 방식 자체도 새로운 공방거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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