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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 이끌던 중심지였던 ‘관광 명소’…안타까운 근황

윤미진 기자 조회수  

인천광역시 중구 송월동 동화마을
2012년 기준 5,959명 거주
관광 명소로 꼽히지만, 인프라 부족

출처 : 인천 중구청
출처 : 인천 중구청

인천항 인근의 인천광역시 송월동은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근대화를 이끌던 상업의 중심지였다. 이전의 송월동은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부촌으로 꼽혔으나, 1970년대 이후 인천 곳곳에서 개발이 이뤄지면서 점차 마을이 노후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상권이 침체하고 빈집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고령층만 남게 되었다.

1970년 1만 2,181명이던 송월동 인구수는 1985년 9,579명으로 15년 사이 2,602명(21.4%)이 줄어들며 인구 1만 명 선이 붕괴됐다. 중구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2013년 낙후된 지역을 되살리고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벽화’라는 주제를 이용해 동화마을을 조성했다.

세계 명작 동화를 주제로 ‘앨리스길’과 ‘빨간모자길’ 등 동화 주인공의 이름을 본뜬 11개의 길을 만들었다. 골목길에는 백설 공주와 인어공주 등이 그려진 벽화와 더불어 잭과 콩나무 전봇대 등 다양한 조형물을 설치했다.

출처 : 인천 중구청
출처 : 인천 중구청

인천시의 노력으로 이후 송월동은 차이나타운과 함께 인천 중구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2025~2026 한국 관광 100선’에 포함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유명세가 독이 되어 오히려 송월동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중구의 ‘송월동 동화마을 활성화 방안 수립 용역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동화마을 주민 절반이 거주 환경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출처 : KBS 뉴스
출처 : KBS 뉴스

2022년 4월 거주민 2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에서 현재 거주 상황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주민이 10명(50%)이었고 ‘보통’은 7명, ‘만족’은 3명에 불과했다. 설문 응답자 절반(47%)가량의 주민들은 방문객 증가로 사생활 침해와 소음 문제를 겪고 있다고 답했고, 응답자 68%가 방문객들의 골목 주차 탓에 차량 이용에 불편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동화마을이 워낙 조용한 곳이었고 원주민들 또한 나이가 많다 보니 방문객들로 불편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이는 관광지가 갖는 어려움”이라고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실제 관광 명소로 거듭난 이후에도 송월동의 인구수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동화마을 조성 이후 송월동 인구는 2014년 5,790명에서 2018년 4,000명대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4,742명으로 나타났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3,730명으로 감소했다.

생활 인구가 줄어들면서 빈집 수도 증가했다. 2020년 14채였던 동화마을 내 빈집 수는 2년 만에 18채 더 늘어 32채가 됐다. 동화마을 일대에서 벽화나 트릭아트로 꾸며진 주택이 200여 채인 점을 감안하면 10% 넘는 주택이 빈집인 것이다.

출처 : 인천광역시 인천투어
출처 : 인천광역시 인천투어

또한, 최근에는 벽화가 훼손된 채 방치되는 등 관리 소홀과 벽화라는 콘텐츠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관광객 감소를 겪고 있다. 동화마을 안에 있는 관객 참여형 놀이공간인 트릭아트 스토리를 찾은 관광객은 2016년 6만 8,316명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지난해인 2024년에는 2만 600명으로 확연히 줄었다.

이에 중구는 관광객이 늘어나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정주 인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우선 송월동 동화마을 관광객을 늘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단기간에 인구 증가 방안을 모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중구 측에서는 올해 1억 원을 투입해 동화마을을 순차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중구 관계자는 “현재 동화마을에 그려진 벽화들은 통일성이 없어 지난해 디자인 용역을 맡겼다”라며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과잉관광 현상은 인천 동화마을만 겪는 문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서울 북촌·서촌, 부산 감천문화마을, 전북 전주의 한옥마을, 경남 동피랑벽화마을 등 대부분 마을형 관광지에서 과잉관광에 따른 주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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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진 기자
content@mobility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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