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항소심 법정에 직접 증인으로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당시 박 전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계엄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는 한편, 김건희 여사와 박 전 장관이 사적으로 가까운 관계였다는 특검 측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계엄 이후 김 여사와 전 정부 인사들이 구속돼 재판받는 상황을 언급하면서는 “가슴이 찢어진다”라며 심경을 드러냈다.
24일 서울고법 형사1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장관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석에 앉은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전후 박 전 장관의 역할과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이 계엄 선포에 한 번이라도 동의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자, 윤 전 대통령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하며 당시 각료들이 모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장관에게 법무부 관련 업무를 별도로 지시했느냐는 질문에도 계엄에 반대하며 얼굴까지 붉힌 사람에게 자신이 지시할 이유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계엄 선포 이후 법무부에서 비상 간부회의가 열리고 출국금지나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 계엄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등이 논의됐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자신에게 보고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관련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누구를 출국금지한다는 것이냐는 취지로 반문하기도 했다.
김 여사와 박 전 장관의 관계를 둘러싼 특검 측 주장도 적극 반박했다. 특검은 두 사람이 정치적 이해관계나 개인적인 어려움을 공유하는 밀접한 관계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을 만났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박 전 장관 부부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사적으로 만나거나 연락하며 개인적인 문제를 공유했다는 주장 역시 부인했다.

특히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에게 명품 가방 수사와 관련해 보낸 것으로 제시된 메시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윤 전 대통령은 해당 내용을 처음 본다면서 자신의 아내가 직접 작성할 만한 수준의 문자인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특별수사팀 구성 등 수사 실무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된 점을 들어 김 여사가 작성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날 증언에서 윤 전 대통령이 감정을 드러낸 대목은 계엄 이후 구속된 인사들에 관한 질문에서였다. 그는 김 여사를 비롯해 당시 정부 공직자와 군 관계자들이 구속돼 재판받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가슴이 찢어진다”라고 말했다. 구치소에서 과거 정부 인사들과 마주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는 취지의 심경도 밝혔다.
비상계엄을 선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당시 거대 야당과의 극심한 대립 속에서 국가가 내부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당시 상황을 국가적 비상사태로 판단했지만 그 결정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면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는 취지로 증언을 이어갔다.

박 전 장관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간부회의를 열고 출국금지 담당 인력의 비상 대기와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등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사와 관련한 문의를 전달받은 뒤 실무진에게 확인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박 전 장관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는 당시 박 전 장관이 계엄에 실제로 어떤 태도를 취했고 관련 조치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가 다시 쟁점으로 다뤄지는 가운데 이날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장관의 계엄 동의와 지시 이행 여부를 부인하면서 향후 재판부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