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과정에서 불거진 예산 불법 전용 의혹을 수사해 온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추경호 대구시장을 불입건 처분했다. 특검은 기재부가 예산 전용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고 추 시장이 관여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함께 수사를 받은 김완섭 전 환경부 장관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던 김 전 장관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당시 기재부 장관으로 김 전 장관의 윗선에 있었던 추 시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입건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했다.

특검이 들여다본 것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에서 사용된 약 28억 원의 예산이다.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공사비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행정안전부 예산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전용됐다는 의혹이 수사의 출발점이었다.
당시 김 전 장관은 2022년 6월부터 약 1년 동안 기재부 예산실장으로 근무하며 정부 예산의 편성과 집행 관리 업무를 총괄했다. 특검은 관저 이전에 투입된 예산의 승인 과정에서 기재부 관계자들이 불법 전용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했거나 직접 가담했을 가능성을 살펴왔다.
수사 과정에서는 윤재순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행안부 측에 ‘기재부 정리 완료’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특검은 대통령실과 행안부뿐만 아니라 기재부 내부에서도 사전에 관련 내용을 공유하거나 조율했는지를 추적했다.

다만 수사 결과 기재부의 책임을 대통령실이나 행안부와 같은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통령실과 행안부 관계자들이 예산 전용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과 달리 기재부는 요청받은 예산을 승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본 것이다.
김 전 장관의 경우 당시 정무직이 아닌 직업 공무원 신분으로 통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예산을 승인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특검은 이러한 행위만으로 불법적인 예산 전용에 적극 가담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관심을 모았던 추 시장의 관여 여부에서도 별다른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기재부 수장이었던 만큼 이른바 ‘윗선’ 개입 가능성도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특검은 추 시장이 해당 예산 전용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추 시장은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사건이 종결됐다.

반면 관저 이전을 둘러싼 다른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잇따라 사법처리가 이뤄졌다. 특검은 예산 전용 의혹과 관련해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과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 등을 재판에 넘겼다.
관저 이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김건희 여사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21그램 김태영 대표 등도 기소됐다. 감사원의 관련 감사 및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서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과 감사원 간부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장관 측은 예산 승인이 실무자 전결 사항이었다는 점과 관련 법령을 명시적으로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이 처분 과정에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검이 관저 이전 과정에 관여한 대통령실과 행안부 관계자들을 대거 재판에 넘긴 것과 달리 추 시장에 대해서는 개입 정황을 확인하지 못하면서 처분 결과도 엇갈리게 됐다. 김 전 장관 역시 적극적인 가담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면서 관저 예산 전용 의혹과 관련한 기재부 ‘윗선’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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