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 제청한 이후 탄핵소추안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 그가 사법권과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청와대가 조 대법원장의 제청 방식을 ‘헌정사 초유의 사태’로 규정한 이후 나온 공개 발언이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흔들림 없이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24일 조희대 대법원장은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대한변호사협회 주최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 참석했다. 그는 축사를 통해 “사법제도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통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의 지배’라는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라고 전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도 정의했다. 그는 “법원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법권을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행사해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책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부는 본연의 임무인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라고 부연했다.
이번 발언은 대법관 후보 제청을 놓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충돌하는 시점에서 나왔다. 지난 20일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한 것을 두고 “유례없는 일방 통보”라고 지적했다.

당시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결정에 대해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사태”라며 “협의를 건너뛴 유례없는 일방 통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른 관례와 관련 법률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제청 절차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손 부장판사의 제청을 반려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등장했다. 다만,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청와대가 반려하거나 대법원장이 스스로 철회하는 경우 모두 전례를 찾기 어려운 만큼 청와대와 대법원은 대응 방향을 두고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대법원장은 이날(24일) 축사에서 최근 사법제도를 둘러싼 논쟁에 대한 인식도 드러냈다. 그는 “사법부는 최근 사법제도의 변화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다양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국민과 법조계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민의 권리 보호를 위한 사법부의 기존 조치도 소개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이 지난 2월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권을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핵심 내용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더하여 그는 올해 서울중앙지법과 창원지법에서 시범 운영한 ‘민생사건 적시처리 재판부’도 사례로 제시했다.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조 대법원장 간의 절차적 갈등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의 최종 판단과 대법원 대응에 따라 사법부 인선을 둘러싼 논쟁의 향방도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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