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추측이 등장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오 시장은 녹지 보존 필요성을 주장의 주요 근거로 내세웠다. 다만, 오세훈 시장의 입장 발표에 대해 즉각 청와대는 관련 발언을 확인하거나 내부적으로 논의한 사실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5일 오 시장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서는 준공업지역 등을 활용한 공급 확대 방안이 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서울시청에서는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6일 현장에 참석한 오 시장은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 일대에 대규모 주택 공급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용산공원을 일부라도 주택 공급에 쓰는 방안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라고 밝히며 서울 도심의 녹지 축은 어떤 경우에도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 반환 부지 약 30만㎡에 조성돼 지난 2023년 5월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간이다. 향후 전체 반환 부지를 국가 공원인 용산공원으로 조성하기 전 일부를 우선 개방한 곳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현행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반환 용지를 공원 외 용도로 변경하거나 매각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어린이정원 일대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특별법 개정 등 별도의 법적 절차가 요구된다.
토론회에서 오 시장은 구체적인 근거로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이 심화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도시 녹지의 공공적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인구 1,000만 도시에 기후변화 때문에 굉장한 폭염이 닥쳐와 많은 시민이 고통 속에 있다”라며 “용산공원 부지만큼은 전부 보존해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시장은 재개발과 재건축, 준공업지역 활용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같은 날 용산구 역시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추진에 반대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또한 오 시장은 토론회에서 정부의 최근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집값은 잡지도 못하면서 전월세만 올려놓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토론회 참석자들 역시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세제 강화가 결국 무주택 서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오 시장의 공개 발언이 나온 뒤 청와대는 즉각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 시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직접 확인한 바가 없고, 내부 논의한 바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덧붙이며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을 유보했다.
한편, 청와대는 7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참석하는 부동산 2차 점검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1차 회의에서 주택 공급 확대와 속도를 주문해 다각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공급 대책 내용, 발표 시기는 현재 말하긴 어렵지만 2차 회의 이후에 후속적인 답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용산어린이정원 활용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공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2차 부동산 점검회의 이후 발표될 후속 대책에서 용산공원을 비롯한 공급 후보지가 포함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