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대법원에 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검은 최근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근거로 김 여사 역시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며 유죄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의 요청으로 한 차례 미뤄졌던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양측의 법리 공방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전날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에 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서에는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야 한다는 특검 측 논리가 담겼다.
특검은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1·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역시 같은 법리로 판단하면 유죄가 인정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원심이 김 여사 부부와 명태균 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개별적으로만 해석해 의미를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 대화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여론조사의 실시와 제공을 둘러싼 양측의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에서 인정된 여론조사 조작 정황도 언급했다. 특검은 공표용 여론조사의 표본추출 방식을 조정하고 비공표용 여론조사의 표본 수와 결과 수치를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인위적으로 수정한 점은 해당 여론조사가 피고인 부부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가 한두 차례 제공된 것이 아니라 수십 차례 반복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검은 이를 단순히 명 씨의 홍보나 정치적 영향력 확대 목적만으로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무상 제공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는 정황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가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특검은 설령 김 여사가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여론조사 과정에서 수행한 역할과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공동체 관계를 고려하면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당초 이달 15일 예정됐던 상고심 선고를 오는 24일 오후 2시로 연기했다. 이는 특검이 지난 14일 선고기일 연기 신청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1심 유죄 판결 내용을 반영한 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 선고 연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지난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396만 3,600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특검의 연기 신청이 받아들여진 이후 김 여사 측도 의견서를 제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김 여사 측은 지난 16일 대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윤 전 대통령 1심 판결이 김 여사 사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상급심 결과를 좌우할 정도의 변수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 여사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고가 매수와 허수 매수, 통정매매 등을 통해 8억 1,144만여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22년에는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약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약 2억 7,000만 원 상당의 대선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특검 의견서 제출로 상고심을 앞둔 법리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유죄 판단을 근거로 김 여사 역시 공동정범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 여사 측은 두 사건의 법률적 성격이 다르다며 기존 무죄 판단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