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당시 물품 관리 공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공개한 투표용지 보관함이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사용된 진품으로 확인됐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물품의 반출 경위를 조명하는 동시에 무단 반출 행위가 절도죄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일 중앙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합수본은 전 씨가 경찰에 제출한 보관함의 직인이 선관위가 실제 사용한 직인과 일치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진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현재 물품이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외부로 반출된 경로 역시 조사 중이다. 또한 선관위가 물품을 적시에 정리하지 않은 경위와 관련 규정 위반 여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물품이 방치된 상태였더라도 소유·관리 주체의 의사에 반해 가져갔는지를 쟁점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에 부합할 경우 절도죄 등의 혐의로 형사 책임을 따져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씨 측은 시민들이 공익적 목적으로 증거를 보전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은 상태다.
사건은 지난달 3일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일부 시민은 이를 부정선거 정황이라고 주장하며 투표함이 개표소로 옮겨지지 못하도록 투표소 주변을 막았다.

경찰은 이틀 뒤인 지난달 5일 오전 9시께 현장에 인력을 투입해 투표함을 외부로 옮겼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은 경찰로부터 투표함을 넘겨받아 올림픽공원 개표소로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선관위 인력이 모두 빠져나가며 투표소 내부에는 투표용지 보관함과 선거인명부 대조 전표 등 각종 선거 물품이 남았다.
이후 시위대 인력이 투표소로 사용된 경로당 안으로 들어가 물품을 살펴본 뒤 일부를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로당 경비원이 “이쯤하고 돌아가시라”라고 요구했으나, 시위대는 곧바로 물러나지 않았다. 실제로 잠실7동 공무원이 선거용품을 회수하기 위해 투입된 시각은 오후 5시 가량으로, 약 8시간 동안 사실상 관리가 중단된 것이다.

법원은 지난달 9일 투표용지 보관함에 대해 증거보전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튿날 진행된 현장검증에서는 물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보관함이 법정 보관 대상이 아니며 법원 결정 이전 폐기업체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후 전 씨는 “선관위가 폐기했다는 투표용지 보관함 추정 원물을 확보했다”라며 보관함을 공개했다. 지난달 15일 그는 투표용지 보관 상자 2개와 기표용구, 선거인명부 대조 전표 약 1,700매를 추가로 제시했다. 다만, 전한길 씨는 구체적인 확보 과정은 밝히지 않은 채 고발장에 공익 제보자로부터 전달받았다고 기재했다. 향후 수사는 반출 당시 물품의 관리 상태와 전 씨에게 전달된 과정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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