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의 SM엔터테인먼트
자본금 5,000만 원에 설립
2023년 경영권 분쟁 겪기도

‘K-POP’의 열풍은 언제부터였을까? 그 전신이 되는 한류라는 용어는 1990년대 후반 중화권에 H.O.T.가 진출하면서부터 사용됐다고 알려져 있다. 1996년 9월 7일에 데뷔한 H.O.T.는 대한민국 아이돌 문화의 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중문화계의 아이콘이다. 실제로 H.O.T.의 활동을 기점으로 1세대 아이돌을 구분할 만큼 한국의 아이돌 계보는 H.O.T.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H.O.T.를 만들어 낸 것이 바로 가수 이수만이 설립한 SM엔터테인먼트다.
사실 SM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인 이수만은 5공 언론 통폐합을 겪고 방송 기회가 줄어들면서 연예계를 떠날 작정으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위해 떠난 미국 유학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게 됐다. 그가 유학 당시 시청하던 MTV 방송으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는 미래에 음악이 듣는 것을 넘어 ‘보는’ 콘텐츠가 되면서 춤과 비주얼을 앞세운 댄스 가수가 유행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에 따라 1995년 2월 자본금 5,000만 원으로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기존의 레코드 회사와는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했다. 주먹구구식에 가까웠던 가요 산업의 시스템을 정립한 그는 아티스트의 발굴과 육성, 기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관여해 ‘만들어진 스타’의 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한국의 음악이 세계적인 주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이수만은 일본과 중국 등 해외로의 진출을 시도하는 등 글로벌 아이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 일본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보아’를 예로 들 수 있다. 일본에서 혹독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성공을 거둔 ‘동방신기’도 마찬가지다.

이후 SM은 단순히 음악 제작사를 넘어 보다 광범위한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갔다. 콘서트 기획, 팬덤 플랫폼 운영, 캐릭터 사업, 심지어는 메타버스와 AI 기술까지 활용하며 콘텐츠 관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에 SM엔터테인먼트는 2025년 2월 13일 기준 시가총액 2조 1,859억 원을 기록했다.
이수만은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의 공식 경영진 자리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2020년 들어 대내외적으로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2023년 1월을 마지막으로 프로듀서로서의 계약을 종료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보유 중이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모두를 하이브에 매각하며 완전히 회사를 떠났다. 하이브는 지난해 2월 주당 12만 원의 가격으로 총 1,042억 7,300만 원에 SM엔터테인먼트 주식 86만 8,948주(3.68%)를 사들였다. 이는 당시 종가인 7만 9,500원보다 50%가량 높은 수준이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가 인수전에 뛰어들며 사실상 인수를 포기한 상황이었다. 카카오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주당 15만 원에 공개매수 하며 공격적인 인수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2년 인수를 진행할 당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맺은 잔여 지분에 대해 맺은 지분 양수도 계약이 문제가 됐다. 결국 하이브는 주당 12만 원에 해당 지분을 사들여야 했다.

이에 하이브는 당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총 12.58% 보유하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이어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하이브는 풋옵션에 따라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추가 취득한 지 2개월 만에 시간 외 매도했다. 당시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총 3.2%(75만 5,522주)를 1주당 약 25% 낮은 가격에 팔았다. 이러한 결정으로 하이브는 총 222억 6,000여만 원에 이르는 손해를 보게 됐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난 이 프로듀서는 지난해 5월 A2O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같은 해 10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A20 루키즈’를 공개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이수만 프로듀서와 하이브는 이 프로듀서가 향후 3년간 SM 임직원을 고용하거나 SM 아티스트와 프로듀싱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내용의 ‘경업 금지 및 유인 금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등 해외를 중심으로 프로듀싱 활동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 프로듀서는 경업 금지 조항을 위반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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