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2년 연장
6월 이후 신규계약 제외
‘신종 사기 속출’ 사각지대

전세사기특별법이 최근 2년 연장됐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6월 이후 계약자는 구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피해자 인정과 주택 매입 등 기존의 대처도 미흡했던 상황에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현장에서는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임대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며 불안이 커졌다. 수백억 원 규모의 전세사기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가해자의 주택 일부가 수원에서 ‘단기 임대’로 광고된 것이다. 이에 대해 임대인 측은 “피해자 동의를 받은 것만 진행 중이며, 임대 수익은 추후 피해자에게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러한 임대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당 주택이 전세사기 피해 물건임이 명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피해자 명의로 점유됐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추후 공공 매입이 이뤄지면, 입주자는 명도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피해자들이 실거주 중인 집에 또 다른 세입자가 들어서는 2차 피해 사례도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사안에 대해 주거침입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러한 혼선의 배경으로, 피해자 구제 결정과 LH 측에서 매입을 실행하는 과정의 시간 차가 지목됐다. 복기왕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피해자 인정을 받은 뒤 3개월 내 매입이 완료된 사례는 단 1건뿐이었다.
LH가 주택을 매입하는 데까지 1년 이상 걸린 사례가 대부분으로, 전체 398건 중 306건으로 파악됐다. 피해자가 구제 신청 후 인정을 받더라도, 매입 절차가 지연될 경우 또 다른 임대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비판이 잇따른다.
이와 비슷한 문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는 든든전세주택에서도 포착됐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HUG가 소유권을 확보한 전세사기 피해 주택 124채 가운데 70채에서 수도 요금이 발생한 내역이 확인된 것이다. 즉, 이 또한 단기 임대가 진행된 정황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신종 전세사기 수법 또한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3년 6월 이후 확인된 ‘신탁 전세사기’ 피해가 총 1,203건, 서울 지역 피해액만 156억 원을 넘어섰다.
피해자 다수가 등기부등본만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했으며, 신탁원부나 수탁자 동의 여부는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탁 전세사기’로, 건물주가 부동산을 신탁사에 맡긴 뒤 신탁사의 동의 없이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해 보증금을 편취하는 형태다. 이 경우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권리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계약 시 등기부등본뿐 아니라 신탁원부 등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2023년 6월 시행된 전세사기특별법은 당초 이러한 피해 대응을 위해 마련된 한시법이다. 5월 일몰을 앞두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2027년까지 연장됐다. 피해자로 인정되면 공공임대 우선 공급, 긴급 생활자금 대출, 경·공매 과정에서의 우선매수권 부여 등을 받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특별법 시행 이후 접수된 피해 신청 중 7,644건이 ‘요건 미충족’으로 부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수 피해 발생’ 또는 ‘사기 혐의’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심지어 수십 건의 고소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조차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에 “오는 6월 1일 이후 체결되는 전세 계약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라는 규정이 포함된 데 대해, 국토부는 “피해 예방이 충분히 가능해진 시점부터는 민법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심각한 수준의 사기 피해가 진행형인데 반해, 피해자 인정 기준은 더욱 까다로워졌다는 점에서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 공급 확대, 월세 세액공제 확대, 임대시장 불공정 행위 근절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반값 월세존 조성과 GTX 역세권 통합기숙사 건립을 약속했다. 여야는 민간 임대시장 안정화를 위한 규제 완화 법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합의의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요건을 완화하면 재정 부담이 커지고, 강화하면 보호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생긴다는 점에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세금이 투입되는 구조인 만큼, 국가 책임과 피해자 구제의 기준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라며, “특히 피해자 인정 후 매입까지 지연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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