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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가 있다?” 젊은 대장암 알고 보니 ‘포장된 상추’ 때문이었다

이시현 기자 조회수  

상추 등 잎채소 속 박테리아
젊은 대장암 환자 증가 원인
STEC 감염률 10년 새 7배 ↑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상추와 같은 잎채소 속에 포함된 박테리아가 젊은 대장암 환자 증가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의 폴 헌터 교수는 “잎채소는 대장균 감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대장균 감염은 대장암 발병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잎채소에서 발견되는 시가 톡신 생성 대장균(STEC)의 감염률이 최근 7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 균은 다른 대장균보다 감염성과 독성이 훨씬 높은 변종으로, 대장뿐 아니라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킨다.

STEC가 생성하는 독소 ‘콜리박틴’은 대장 보호막을 손상시키고 세포에 도달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며 폴립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미주리대 캔자스시티 연구팀이 11개국의 대장암 환자 종양 DNA를 분석한 결과, 40세 미만 젊은 대장암 환자의 종양에서 콜리박틴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는 연구가 등장하기도 했다. 즉, 이는 젊은 층 대장암 환자의 증가가 잎채소 섭취와 연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출처 : 셔터스톡
출처 : 셔터스톡

전문가들은 잎채소를 통한 STEC 감염 위험이 높은 이유로 기후 변화, 재배 및 유통 과정에서의 관리 부주의, 잎채소 소비량 증가을 꼽는다. 이 중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다습한 환경은 STEC 증식을 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이 2022년에 성인 250명의 STEC 집단 감염 사례를 조사한 결과, 섭씨 40도에 달하는 높은 기온과 많은 강수량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아울러 높은 온도는 STEC 증식을 촉진하며, 오염된 물이 비를 통해 상추 잎에 튀거나 스며들 때 박테리아 전파가 용이해진다. 이어 재배지 근처 동물 배설물 오염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잎채소는 토양과 밀접하게 자라기 때문에 오이나 토마토 등 지면에서 떨어져 자라는 채소에 비해 오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상추와 같은 잎채소는 표면이 거칠고 주름이 많아 세척만으로 박테리아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는 점도 위험성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상추를 포함한 잎채소를 안전하게 섭취하려면 흐르는 물에 최소 3회 이상 꼼꼼히 씻는 것이 권장된다. 상추 주름 사이에 낀 이물질까지 제거하려면 손으로 문질러가며 여러 번 헹구는 것이 좋다.

단순 세척만으로 STEC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식초를 푼 물에 상추를 1분 정도 담갔다가 휘저으며 씻는 담금물 세척법도 활용할 수 있다.

이후 상추를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헹구면 세균 제거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헌터 교수는 “미리 씻어 포장된 상추라도 섭취 전에 추가 세척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척 후 포장된 상추에서도 감염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사전에 절단되거나 세척된 채소의 오염 위험성이 주목받고 있다. 2006년 포장된 시금치가 대장균에 오염되어 다수의 발병 사례를 일으켰고, 오염된 새싹으로 인해 수십 건의 식품 매개 질병이 보고됐기 때문이다.

출처 : 셔터스톡
출처 : 셔터스톡

이어 지난해 맥도날드 ‘쿼터 파운드리’ 햄버거를 섭취한 고객 중 한 명이 사망하고, 최소 75명 이상이 감염된 사건이 발생하며 사전 가공된 채소의 위험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뉴저지 럿거스대의 돈 샤프너 교수는 “가공 과정이 많을수록 박테리아가 침투하거나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하며, 운반 및 가공 과정에서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조지 워싱턴대 바바라 코왈시크 소장은 “상추나 잎채소를 담는 봉지나 용기는 박테리아가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포장된 채소 대신 신선한 상추를 구입해 겉잎을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씻어 종이 타월로 말리는 방식을 추천했다.

출처 : MBN
출처 : MBN

그는 “흐르는 물로 박테리아를 물리적으로 제거하고, 종이 타월로 물기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잎채소를 씻을 때 염소 처리가 충분하지 않으면 대장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으며, 새싹 채소는 재배 과정에서 따뜻한 온도와 물속의 영양분으로 인해 박테리아가 증식하기 쉽기 때문에 섭취 방식에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최근 잎채소의 재배 방식이 개선되면서 병원균 확산 위험이 줄고 있지만, 어린이, 고령자, 임신부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여전히 대장균 감염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산물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 전반에서 보다 철저한 관리와 소비자의 위생 습관 강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최근 10년 사이 잦아지고 있는 농산물 관련 감염 사례를 줄이고, 대장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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