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향 나는 민물고기 은어
일본 국민 생선이라는 전갱이
각각 대체되는 생선 존재해

일본에서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데, 한국에서는 그만한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생선이 존재한다. 바로 전갱이와 은어다. 두 생선 모두 일본에서는 즐겨 먹는 생선이지만, 한국에서는 대체되는 다른 생선에 밀려 다소 생소한 어종이다.
1. 전갱이
일본에서는 전갱이가 가정식과 외식 메뉴를 가리지 않고 생선회와 초밥, 구이, 튀김 등 다양한 요리법으로 흔하게 소비되는 대표적인 생선이다. 특히 신선한 전갱이회는 일본에서 고급 식재료로도 여겨진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전갱이가 고등어의 하위 호환으로 인식되어 주로 잡어 취급을 받거나 해안가에서만 일부 소비된다.
실제 고등어는 조선시대부터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생선이었으며, 단백질 공급원으로 꾸준히 소비됐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은 데다, 크기도 일반적으로 전갱이보다 커서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반면 전갱이는 고등어와 외형이 비슷하지만,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출처 : 뉴스 1
이에 반해 일본에서는 반대로 전갱이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일본에서 전갱이는 ‘국민 생선’으로 불릴 만큼 대중적인 식재료이며, 초밥이나 구이로 특히 인기가 많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6~7월에 잡히는 1년 미만의 어린 전갱이가 기름지고 맛이 뛰어나 최고급 구이용 생선으로 인정받는다. 이 때문에 일본으로 수출되는 전갱이도 많다.
반면, 한국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전갱이를 ‘가짜 고등어’라고 부를 정도로 인식이 좋지 않았다. 한국에서 고등어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일본에서는 전갱이가 대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전갱이가 인기가 없는 이유는 고등어가 인기 생선의 자리를 대체했기 때문도 있지만, 부패가 빠른 전갱이의 특성상 신선한 상태로 유지하려면 유통망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하는 점이 크다. 한국에서는 전갱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유통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전갱이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에서도 소비가 늘고 있다. 제철의 전갱이는 감칠맛이 강해지며, 육질이 쫀득하고 지방 함량이 적당히 유지돼 맛이 뛰어나다. 특유의 비린내도 적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칼슘과 비타민B1이 풍부해 피로 해소와 신경 안정에 도움을 주는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타우린 성분이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DHA와 EPA가 풍부해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특히 좋은 생선으로 꼽힌다. 그러나 여전히 고등어에 비해 소비량은 적고,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생선이다.

2. 은어
은어는 일본에서는 ‘아유(鮎)’라고 불리며, 최고급 식재료로 취급되는 민물고기이다. 영화 ‘파묘’에서도 참외와 함께 언급된 적이 있을 정도다. 실제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은어를 즐겨 먹었다고 할 정도다.
은어의 경우 같은 초식성 어류에 해당하는 해양 어류인 독가시치의 내장이 떫은 맛이 나는 것과는 달리, 내장의 잡내가 비교적 적을뿐더러 조리 시 독특한 향이 나기 때문이다. 살과 내장에 베어 든 특유의 향이 일품으로 몸통에서 신선한 오이 혹은 대개 달콤한 수박 향이 난다.
은어알은 지름이 1mm 남짓으로, 물이 맑고 찬 강 상류에서 10~11월쯤 부화한다. 산란 장소로 차고 맑은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민감한 생선이다. 그 때문에 주로 동아시아 각지의 깨끗한 하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특히 섬진강 유역이 유명하며, 경북 봉화, 울진, 영덕이나 제주 서귀포시 강정천 등지에서도 서식한다. 일본에서는 기후현의 나가라강(長良川), 시가현의 비와호, 고치현의 시만토강(四万十川)처럼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여러 강이 은어 명소로 꼽힌다.

은어는 회로도 먹을 수 있는데, 뼈가 얇은 어종이라 등뼈째 썰어서 먹는 세꼬시가 유명하다. 그러나 민물고기가 대부분 그렇듯 자연산의 경우 장흡충의 일종인 요코가와흡충의 유충(metacercaria)이란 기생충이 있을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은어는 전갱이와 달리 조선시대에서도 진상품 중 하나로 꼽히며 맛을 인정받았으나, 한국에서는 제철이 비슷하고 먹는 방법이 비슷한 전어가 더 유명하다. 반대로 일본에서는 전어회와 구이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일본에서 전어는 주로 초밥의 재료로 소비되며 고등어와 비슷하게 식초와 소금에 절여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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