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인텔과 현지 메모리 칩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실제 거래가 성사될 경우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메모리 칩을 생산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계획해 온 반도체 제조 시설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부터 주요 클라우드 기업이 참여하는 합작 투자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생산 품목과 투자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국가핵심기술과 연결될 경우 한국 정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로이터 통신은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와 인텔 사이에서 미국 내 메모리 칩 생산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토되는 선택지 가운데 하나는 인텔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장기간 추진해 온 반도체 제조 시설 일부를 SK하이닉스가 임대하는 방식이다.
논의 범위는 시설 임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SK하이닉스와 인텔에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까지 참여해 별도의 합작 투자 회사를 만드는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어떤 방식이 채택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인텔과 미국 정부 모두에게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게 로이터의 분석이다. 로이터는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텔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메모리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도 큰 성과가 될 수 있다”라고 봤다.
SK하이닉스의 움직임은 최 회장이 앞서 내놓은 발언과도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이후 실제 미국 내 생산을 위한 구체적인 선택지가 논의 테이블에 오른 셈이다.
관건은 한국 정부와의 조율이다. 현재 미국에서 어떤 종류의 반도체를 생산할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같은 민감한 기술이 포함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결정은 기업의 판단에 달려 있다”라면서도 “해당 사업이 국가핵심기술과 관련될 경우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른 심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생산 비용 역시 넘어야 할 문제로 꼽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한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높은 인건비와 건설비에 더해 반도체 공급망 상당 부분이 아시아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미국 생산비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한미 양국의 서로 다른 요구도 SK하이닉스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한국 정부는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미국 투자를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하고 미국 정부는 현지 생산 확대를 압박하면서 회사가 쉽지 않은 위치에 놓였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논의의 핵심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미국 생산시설을 활용해 처음으로 현지 메모리 생산에 나설지 여부다. 최 회장이 지난 7월 미국 공장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구체적인 생산 방식까지 검토되고 있지만 거래 성사 여부와 생산 품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는 투자 방식과 비용뿐 아니라 국가핵심기술 관련 심사 여부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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