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다시 조정 절차에 들어가면서 재계와 법조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SK 주가가 환송 전 항소심 당시보다 3배 넘게 급등한 상황에서 재산분할 기준 시점과 주식 가치 산정 방식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법원 판단에 따라 분할 규모 자체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는 전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첫 조정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들은 뒤 조정 절차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최 회장은 직접 출석하지 않았고, 법률대리인만 참석했다. 반면 노 관장은 법원에 직접 출석했다.
노 관장은 법원 출석 과정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았지만,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특히 “최근 ㈜SK 주가가 크게 오른 부분이 재산분할에 반영돼야 한다고 보는지”, “대법원이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 원을 불법 자금으로 판단한 부분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도 침묵했다.
이번 재산분할 소송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는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인지 여부다. 1심과 2심 판단이 크게 엇갈렸고, 대법원도 일부 판단을 뒤집으면서 다시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다.
1심은 ㈜SK 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판단했다. 혼인 이전부터 형성된 고유 재산 성격이 강하고 노 관장이 주식 형성 과정이나 유지 과정에 직접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당시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완전히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이 SK그룹 성장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특히 이른바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이 최종현 SK 선대회장 측에 유입됐고, 결과적으로 SK 성장과 이동통신 사업 확대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최 회장 집안과 노 관장 집안의 인척 관계가 SK그룹 성장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 주식을 공동재산으로 인정했고 최 회장이 총 1조 3,808억 원 규모 재산을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위자료 역시 2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해당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300억 원 지원 자체를 불법적인 뇌물 성격 자금으로 판단했고 “불법 자금은 재산분할 기여도로 인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결국 노 관장 측 핵심 논리였던 비자금 기여 부분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사건은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아갔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SK 주식 가치 산정 기준 시점이다. 환송 전 항소심은 2024년 4월 변론종결일 당시 종가인 16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하지만 현재 ㈜SK 주가는 53만 원대를 넘어서며 약 3배 이상 오른 상태다.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지난해 이혼 자체를 확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경우 기준 가격은 약 21만 원 수준이 된다.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전체 재산분할 규모 차이가 수천억 원대로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산분할 방식 역시 또 다른 변수다. 노 관장 측은 과거 항소심에서 상장주식을 현물로 직접 나누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현금 정산 방식을 선호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조정 절차에 들어간 만큼 양측이 일정 부분 절충 가능성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재산 규모 자체가 워낙 크고 주식 가치 산정 문제까지 얽혀 있는 만큼 쉽게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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