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복현오거리 주상복합건물
공정률 80% 상태에서 장기간 방치
現 단독 소유자 HUG, 공매 유찰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탓에 장기 방치 건축물이 지역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가운데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35년간 방치된 건물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이는 감정가만 약 300억 원에 달하는 대구의 대표적인 유령 건물 ‘골든프라자’다.
골든프라자는 유동 인구가 많은 대구광역시 북구 복현동에 있는 건물로 1994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자금난과 부실시공이 겹치면서 공정률 약 80% 상태에서 장기간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1989년 건축 허가를 받은 지하 7층~지상 17층, 전체 면적 4만 789㎡ 규모의 주상복합건물로, 1994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자금난과 부실시공이 겹치며 공사를 중단했다.
실제로 1999년 공사 중단 이후 여러 차례 시공권 다툼 등으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졌던 골든프라자는 지난 2014년 법원의 매각허가결정으로 경매 절차를 밟아 시행사 KPI&H가 낙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KPI&H는 지하 7층~지상 17층 규모의 주상복합을 짓겠다는 계획으로 주택도시기금 430억 원 융자를 신청해 273억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PI&H가 소유권을 가져간 이후에도 유치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지속되며 골든프라자 건물 조성 사업에 진척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때 홍성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사업 재개를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찮으면서 사업은 다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지난 2018년 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KPI&H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고 다른 업체가 무단으로 점유 중인 공간에 대한 명도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HUG는 골든프라자와 관련된 권리관계, 가압류 등 법적 문제가 모두 정리돼 건물을 매각하려 했으나 이미 30여 년간 방치돼 유령 건물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 분위기로 새로운 주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을 맞닥트렸다.
특히 시공사와 시행사 모두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단독소유자로 등재된 HUG는 사업비 회수를 위해 꾸준히 공매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에 첫 공매는 지난 2020년 12월에 최초 공매가 300억 원으로 시작됐지만 모두 유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은 6차례의 공매 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돼 가격이 244억 6,100만 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55억 원 넘게 할인된 가격임에도 입찰에 참여한 수요자는 없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유령 건물이라는 오명과 더불어 해당 건물이 건축법상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미완성 건물인 탓에 준공(사용검사)과 명도 책임이 모두 매수자에게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없는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전 사업 시행자가 부담해야 할 수억 원에 달하는 상하수도 원인자부담금도 매수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수자의 부담이 높다.
여기에 계약 체결 후 3개월 안에 모든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공이 나서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대구시와 북구청이 도시재생사업으로 골든프라자 3층을 매입해 청년 일자리 공간을 조성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이마저도 공사 지연과 유치권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이에 대해 HUG 관계자는 “현재는 공매 절차를 중단하고 처리 방안을 처음부터 재검토하고 있다”라며 “매각가를 인하하거나 납부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선 현재 결정되진 않았지만, 채권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적합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렸던 대구 부동산 시장이 점차 살아나는 모양새다. 이는 미분양 물량의 해소와 더불어 새 아파트 청약 수요가 몰리면서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대구 미분양 물량은 8,506가구로 9월(8,864가구) 대비 4%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2022년 8월의 수치인 8,301가구 이후 2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며 향후 대구 부동산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대구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청약 열기가 살아난 만큼 최악의 시기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여전히 부동산 경기가 침체해 무리한 대출을 낀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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