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구자홍 회장
바둑 꿈나무 프로젝트
재계 서열 13위 도약
최근 LS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기업에 55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거 LS 그룹의 구자홍 회장이 이세돌 9단을 지원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초 LS그룹은 포스코퓨처엠과 SK넥실리스 등 이차전지 대표기업의 모태가 되는 회사들을 육성해 매각하면서 ‘이차전지 업계 거상(巨商)’으로 통한 기업이다. 이에 지분투자를 통해 이차전지 사업 선구안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지난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S그룹 지주회사인 ㈜LS는 오는 24일 이차전지 소재 기업 지분투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1,000억 원어치를 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채 만기를 2년(400억 원)과 3년(600억 원)으로 나눠 발행하며, 회사채 발행액 가운데 550억 원을 이차전지 산업의 핵심 소재 기업 지분 투자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나머지 450억 원은 차입금 상환 용도로 쓰며, 내년까지 이차전지 소재 기업 지분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LS그룹이 계열사 LS일렉트릭, LS MnM, LS이모빌리티솔루션 등의 이차전지 사업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단단히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했다.
특히 LS그룹이 지난 2003년부터 이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유망 기업을 끊임없이 배출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실제로 지난 2010년 LS그룹은 운영하던 음극재 사업을 포스코켐텍(현 포스코퓨처엠)에 30억 원대의 매각가로 처분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017년 이차전지용 구리박사업부(현 SK넥실리스)를 글로벌 사모펀드(PEF) KKR에 3,000억 원을 받고 매각하기도 했다. 해당 회사들은 SK그룹과 포스코그룹에 이차전지 주력 업체로 급부상하며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2차 전지 업계의 거상 기업으로 불리는 LS그룹은 지난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직후 초대 LS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구자홍 회장이 10년간 이끈 기업이다. 다만, 구자홍 회장은 지난 2013년 사촌 동생 구자열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기고 LS 이사회 의장, LS 미래원 회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동생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이 2014년 급작스레 별세함에 따라 2015년 다시 LS니꼬동제련 회장으로 회사 경영 전반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2년에는 한국경영학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경영자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구자홍 회장의 진두지휘에 힘입어 LS그룹 매출은 분리 당시 7조 3,500억 원에서 2010년 말 24조 원으로 3배 넘게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480억 원에서 8,000억 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에 구자홍 회장을 두고 재계에서는 “LS그룹의 독립 경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사촌간 평화로운 회장직 이양 전통 선례를 남기며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잦은 국내 재계에서도 손꼽히는 모범 사례를 남긴 인물”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구자홍 회장은 지난 2022년 별세했다. 당시 구자홍 회장의 빈소가 마련되자 정·재계 인사들의 추모 행렬이 잇따르기도 했다. 특히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범LG가(家) 인사들은 사흘 내내 빈소를 지켰으며 GS 일가, 최태원 회장 등이 조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자홍 회장의 별세 소식에 조문객으로 이세돌 9단이 참석해 화제 되기도 했다. 이는 구자홍 회장이 바둑 애호가로 알려진 것과 더불어 지난 1997년부터 ‘꿈나무 프로그램’을 통해 바둑 후원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당시 14살로 초단이었던 이세돌 후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공식 또 비공식적으로 장래가 촉망되는 어린 선수들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그램 출신으로는 박영훈 9단, 조혜연 5단, 원성진 5단, 윤준상 3단, 강동윤 3단, 김지석 초단이 있다. 실제로 구자홍 회장은 바둑 실력이 프로급이라는 평가가 이어질 정도로 바둑을 잘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2000년 12월 한국기원으로부터 아마 6단을 인정받는 등 바둑을 향한 애정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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