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혀” 정몽규 회장의 4선 연임 못 막는 이유, 분명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협회장
유인촌 장관, 4 연임 불허 입장
체육단체임원 연임 제한 삭제 추진

최근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에 홍역을 앓는 대한축구협회의 정몽규 회장이 4선 도전 여부를 놓고 ‘심사숙고하겠다’며 즉답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정몽규 회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내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정몽규 회장의 최근 행보가 연임이자 4선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고 추궁한 바 있다. 이에 정몽규 회장은 “내 모든 축구 관련 활동이 연임을 위함이라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결국 역사가 평가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부터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어 온 정 회장은 올해 세 번째 임기를 마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정몽규 회장이 4선 도전 여부를 밝힌 적은 없으나, 지난 5월 정몽규 회장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선출, 축구 외교 무대에 복귀하면서 4선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체육 단체장의 경우 3연임부터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도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단체장이 국제단체 임원 자리를 가지면 스포츠 공정위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한, 이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연임을 심사하는 시스템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인촌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체육회장 연임 승인)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츠공정위원회처럼 연임을 결정하는 기관의 승인이 필요하면 체육회, 문체부와 관계없는 기관에 위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앞서 언급한 체육회 정관에 따른 연임 관련 사안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체육회 측은 지방체육회, 지방 종목단체 등 체육단체가 연임 제한 조항으로 임원 구성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체육단체 임원 연임 제한 삭제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이기흥 회장이 3선을 위해 연임 제한 폐지에 나섰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정몽규 협회장에게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연임을 제한 없이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 개정을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임원의 연임 심의 통과 비율을 보니 (이 회장) 취임 전인 2016년에는 22.2%였는데 2017년부터는 통과율이 거의 100%에 가깝다. 임원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서 계속 체육계를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동욱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회장 취임 후 2017년 심의 통과율이 94.2%로 급증했고, 2018년과 2022년에는 모두 100%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에 신동욱 의원은 스포츠 공정위의 체육회장 연임 심사에 대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인촌 장관은 26일 재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을 막을 뜻이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앞서 유인촌 장관이 정몽규 회장을 향해 “최근 여론을 보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든다”며 퇴진을 요구한 행보에 따른 결과다. 유인촌 장관은 문제가 있다면 정몽규 회장의 4 연임을 불허하겠다는 입장도 보였다.

그는 “원칙적으로는 두 번 이상 못 하게 되어 있다. 3연임 당시에는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허가를 받았다. 3, 4 연임은 문제가 있으니, 공정위원회에 이 부분을 시정해달라고 권고했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 시정명령을 하겠다. 그래도 안 되면 승인 불허 절차를 밟을 것이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는 단순히 유인촌 장관의 입장일 뿐 실제로 승인 불허 절차를 밟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한편, 이런 소식을 접한 축구 팬들은 “기가 막힌다.”, “알아서 물러나라”, “현대가의 유일한 오점인 정몽규”, “3선이면 많이 해 먹은 거 아니냐.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와 같은 반응을 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