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화제된 허름한 식당 ‘혼밥’ 남성, 이분은 사실…

인도네시아 자룸그룹 하르토노
SNS서 식사 모습 화제 돼
실제 자산 약 32조 원 수준

한때 인도네시아 SNS, 현지 매체에선 7~8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자바섬 스마랑의 한 현지 가게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화제였다. 나이가 든 남성이 식사하는 장면이 포착된 해당 사진이 이슈가 된 건 사진 속 남성이 인도네시아 1위 억만장자 형제 중 한 명이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이들 형제의 재산은 무려 43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를 국내 1위의 자산가로 꼽혔던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 보유 자산의 2배가 넘는 금액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며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억만장자가 될 수 있었을까?

주목을 받은 형제는 하르토노 형제로 이들의 선친 오웨이위관은 직원 10명과 시작한 소규모 수공업 담배 제조사를 ‘자룸’이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켜 국내외 담배 수출 대기업으로 키워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자룸의 빠른 성장을 두고 중국의 뒤를 이어 거대한 담배 시장을 가진 인도네시아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인도네시아에선 실제로 남성 중 2/3가 흡연자이며 이들 중 90%가 크레텍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확인됐다. 크레텍 담배는 자룸 그룹의 인기 상품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지만 이후 대형 화재로 공장이 모두 사라지며 오웨이위관이 세상을 떠났고 자룸은 하르토노 형제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사고와 아버지의 타계 이후 자룸 형제는 사업 재건에 나섰다. 이에 형제는 직접 제조 과정에 참여하며 자룸을 다시 키워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크레텍을 마는 기계를 도입해 생산량을 늘리지만,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수제 크레텍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자룸 스페셜, 자룸 슈퍼 등의 브랜드를 시장에 선보였고 이 제품들은 현재 자룸의 베스트셀러 품목을 거듭났다. 이에 따라 자룸 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담배 제조사 3위로 확실한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자룸 그룹을 인도네시아 담배 제조사 3위로 올린 하르토노 형제는 이후 전자회사 폴리트론, 온라인 쇼핑몰 blibli, 오디오 및 비디오 제품으로 유명한 하르토노 일렉트로닉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며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담배 생산 및 판매가 주력 사업이지만 형제에게 가장 큰돈을 벌어다 준 것은 담배 사업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형제에게 가장 큰돈을 벌어다 준 사업은 다름 아닌 민영 은행 뱅크 센트럴 아시아(BCA)로 확인됐다.

이는 하가 은행과 하가키타은행을 통해 은행업에 뛰어든 두 사람이 BCA의 51.15%를 인수하며 민영 은행 뱅크 센트럴 아시아가 이들에게 막대한 부를 준 것이다. 실제로 하르토노 형제는 지난 2018년 BCA에서 3.4조 루피아(한화로 약 2,800억)를 배당받았다.

재계에 따르면 두 사람이 매입한 BCA는 인도네시아 최대 기업 집안인 살림 그룹이 소유하고 있었으나 금융 위기에 결국 매각 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하르토노 형제는 풍부한 자산으로 자카르타의 부동산을 매입해 부를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보유한 부동산을 호텔, 쇼핑몰, 사무실 등을 갖춘 슈퍼 블록으로 만드는 정보 사업인 그랜드 인도네시아 슈퍼 블록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르토노 형제가 보유한 부동산은 그랜드 인도네시아, 호텔 인도네시아, BCA 타워 등을 포함한 자카르타의 여러 쇼핑몰을 비롯한 건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포브스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대표 담배회사 자룸을 경영하며 BCA 은행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가 된 로버트 부디 하르토노(82), 마이클 하르토노(84) 형제가 각각 243억 달러(한화로 약 32조 원) 수준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인도네시아 순자산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며, 세계 부호 순위에서는 67, 72위를 기록한 것이다.

한편, 마이클 하르토노의 식사 모습이 담긴 사진이 찍힌 허름한 현지 식당 주인은 하르토노에 대해 “길에서 음식을 팔 때부터 찾아오던 단골이라며 음식의 부족한 점에 대해 조언해 주었다”고 밝혔다. 부유한 자산가임에도 불구하고 소탈함과 함께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는 그의 모습에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열광한 것으로 판단된다.

덧붙여 그가 어린 시절부터 즐긴 브리지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도록 힘을 쓰는가 하면 이후 직접 출전해 인도네시아 선수단의 최고령 선수로 기록됐다는 점에서 형제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그는 브리지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어 포상금 1억 5천만 루피아(한화로 약 1,250만 원)를 받기도 했다. 다만, 이를 자신이 가지는 것이 아닌 브리지 육성 단체에 기부했다.

아버지의 작은 담배 제조 공장으로 시작해 한 국가의 최고 부자가 된 하르토노 형제는 현재까지도 소탈한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 인도네시아의 경제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