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그룹 김한수 창업주
국제그룹과 다른 행보
주력 사업 섬유업 쇠퇴
1970년대 대한민국의 섬유 산업을 주름잡고 있던 기업은 대규모 경제 개발 계획과 맞물리며 국내 섬유 시장 40%를 독점할 정도로 섬유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했다.
특히 같은 시기 전두환 전 대통령 정권의 미움을 받고 하루아침에 해체된 국제그룹과 달리 이 기업은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잘 보이며 국제그룹의 거의 모든 계열사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업은 국제 상사와 우성건설을 인수해 재계 14위에 오른 한일그룹이다.
한일그룹은 당초 한일합섬을 모태로 했던 기업 집단으로 1956년 김한수 창업주가 대경 직물을 세운 것이 그룹 역사의 시초다. 사명을 경남모직으로 바꾸고 1960년대 중앙합성 섬유를 세운 김한수 창업주는 1964년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한일 합성섬유공업을 세웠다.
당시 정부가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 시기에 힘입어 일산에 22만 톤 규모의 아크릴 제조 공장, 구로에 염색공장, 양구에 스웨터 공장 등을 세우며 한일그룹은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설립 9년 차가 되던 1973년 한일그룹은 단일 품목 최초로 1억 달러 수출을 기록하며 그해 당시 대통령이던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1억 불 수출의 탑’을 처음으로 수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우리나라의 평균 수출액이 33억 달러 정도였다는 점에서 1억 불 수출의 탑 수상은 한일그룹의 위상을 보여준다. 이후 섬유업 위주 사업을 지속해서 벌인 김한수 창업주는 1974년 기업공개를 통해 한일합섬을 상장한 이후 사업다각화를 모색했다.
이를 위해 동서 섬유화학과 부국증권을 인수해 화학산업과 금융업에 도전하는 듯했으나 해당 회사들은 특별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룹 대부분의 매출이 섬유업에서 나왔기 때문에 사업 다각화는 사실상 실패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일그룹의 진정한 성장은 1979년 김한수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그의 장남인 김중원 회장의 취임 이후 시작됐다. 김중원 회장은 당시 그룹을 이끌며 섬유업이 아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1986년 국제그룹이 전두환 정부에 의해 몰락하며 여러 계열사 등이 시장에 나오자, 김중원 회장은 국제상사의 신발 부문, 무역 부문, 남주개발, 원효 개발, 연합 물산, 국제그룹 용산 본사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한일그룹이 국제그룹의 주력 사업군들을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전두환 대통령에게 잘 보였던 영향이다”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당시 김중원 회장이 인수한 국제그룹의 계열사 규모는 4,521억 원, 한일그룹의 매출액은 6,320억 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일그룹은 국제그룹 계열사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1조 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와 더불어 우성건설 등 우성그룹의 10여 개 계열사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을 성장시켰다. 또한, 복합비료 생산 공기업인 진해 화학, 동방 호산 개발을 인수한 한일그룹은 종합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
특히 선대 회장 시절부터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해 호실적을 자랑하는 동시에 꼭 해결하고 지나가야 할 문제로 꼽히던 섬유업의 매출 비중을 낮추기 위해 관광업, 제약 및 생물공학 분야 등에도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부산 하얏트호텔 개관을 시작으로 주요 관광지에 레저타운을 건설하고 신약 개발에 나서는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그러나 김중원 회장의 뜻과는 달리 신사업들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을뿐더러 1987년부터 노동운동의 급성장으로 인해 임금이 상승하면서 노동력 위주의 섬유업이 큰 타격을 입으며 그룹이 점차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1997년 말 IMF 외환 위기를 겪으며 당시 대부분의 그룹이 그랬듯 해체 수순을 밟기 시작한다.
다만, 현재까지도 한일그룹의 일부 계열사들은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일 그룹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던 한일합섬의 경우 동양그룹을 거친 후 현재 유진그룹이 맡고 있으며, 프로스펙스 브랜드를 보유한 국제상사와 국제빌딩은 현재 LS그룹이 운영 중이다.
한편, 지난해 김한수 창업주의 손자가 검찰이 수사 중이던 재벌가·고위공직자 자제 등 사회 유력층이 연루된 ‘마약 스캔들’ 관련 해외로 도주했다가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해외에 체류하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한일그룹 김한수 창업주 손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한수 창업주 손자는 다른 재벌가 3세 등에 대마를 판매한 혐의를 받으며 검찰 수사가 확대되자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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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무십일홍, 백척간두에서 기업을 운영하라 ! 색객을 많이 두라, 식객이 밥만 축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조언을 받을 수 있어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