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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구씨 가문과 ‘LG’ 공동 창업했던 ‘허씨 가문’…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구씨 가문과 ‘LG’ 공동 창업했던 ‘허씨 가문’…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임정혁 에디터 조회수  

LG 창업주 구인회·허만정
허씨 일가 GS그룹 분리
GS 4세 승계구도 시작

출처 : LG

LG그룹은 대한민국의 대기업 집단 중 가장 청렴한 대기업으로 꼽히는 회사 중 하나로 알려졌다. LG그룹은 구인회상점이라는 경상남도 진주시의 작은 포목상으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의 범LG를 만든 사실이 유명하기도 하다.

1931년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시작된 구인회 상점은 9년이 지난 1940년 주식회사 구인 상회로 발전해 해방 이후 부산으로 터전을 옮겨 사업을 확장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확장됨에 따라 당시 사돈 관계에 있던 허만정의 김해 허씨 일가와 6대 4의 지분을 가지고 동업을 시작하며 락희화학공업을 창업했다.

구인회와 함께 LG의 출발을 이끌었던 허씨 일가는 현재도 LG 그룹에 남아있을까?

출처 : LG

현재 LG는 구 씨 집안이 전체적인 경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창업 회장인 구인회는 ‘하이타이’를 대한민국 가루 형태 합성세제를 대표하는 상표로 굳게 자리 잡게 했다. 1958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를 세우며 LG그룹의 창업 신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공동창업자 허만정의 사람인 허신구 락희화학 상무가 방콕 출장을 다녀온 직후 “가루를 뿌리니까 거품이 많이 나고 때가 말끔하게 빠지더라니까요. 합성세제라고 하는데요, 우리도 당장 개발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자, 구인회 회장이 허신구 상무를 밀어주며 하이타이의 출시가 확정됐다.

예상외로 하이타이가 허신구 상무의 기대만큼 팔리지 않자, 허신구 상무는 광고비를 더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구인회 회장이 다시 한번 허신구 상무의 손을 들어주며 하이타이는 대한민국의 가루형 합성세제를 대표하는 상표로 굳게 자리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인회 회장과 함께 LG의 역사를 새로 쓴 인물, 허신구가 맡았던 락희화학은 LG화학의 모태가 되었다.

출처 : GS그룹

락희화학공업을 시작과 락희화학공업 역사의 시작은 허씨 일가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LG 그룹 내 비중이 구 씨 집안 65%, 허씨 집안 35%로 유지되어 왔는데, 자손들이 많아지자, 후손들이 상속 문제로 다툴 것을 염려해 지분 정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이 문제는 LG그룹에서 LIG그룹, LS그룹, GS그룹으로 분리되며 정리됐다. LG그룹의 계열 분리는 여타 재계의 그룹 분리와 달리 분리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잡음이나 다툼 없이 깔끔하게 헤어진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허씨 집안이 분리된 GS 그룹은 정유, 유통, 건설 등 LG그룹 내의 큰 회사들을 많이 들고나왔으나 현재까지 LG그룹과 GS그룹의 유대 관계는 끈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GS의 계열사는 대부분 LG유플러스의 전화 회선을 사용하며, 견본주택 전시품을 비롯한 주택 기본 옵션 가전제품들을 모두 LG전자의 제품을 이용할 정도다. 당초 그룹에서 회사가 분리되면 서로를 견제하거나, 싫어하는 경향이 다분한 것에 비해 LG그룹과 GS그룹의 사이는 오히려 돈독한 사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출처 : GS칼텍스 제공

허씨 집안이 이끄는 GS그룹은 현재 대한민국 재계 서열 8위에 달하며 GS칼텍스, GS건설, GS 네오텍, GS리테일, GS SHOP 등의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주로 유통 산업 등 서비스 산업 등의 사업을 하므로 내수경기에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다.

GS 그룹 역시 이런 사업의 한계를 알고 있는 듯 해외 진출의 포석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이미 갖춘 종합상사 쌍용(현 GS글로벌)을 인수하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내수 경제에 휘둘리지 않는 종합사업권을 얻으려고 노력한 바 있다.

GS그룹 자체에 정유사업 비중이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M&A로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며 정체된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지난 2018년까지 GS그룹은 한화그룹보다 큰 규모의 대기업으로 꼽혔으나 빠르게 성장하는 한화그룹에 밀려 7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 : 뉴스 1

최근 GS그룹은 4세 승계 구도의 밑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그룹의 지주사인 ㈜GS는 계열사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만큼 역대 최고재무책임자(CFO)에 계열사 CFO를 지냈던 인물들이 선임된 것으로 보인다.

GS의 역대 CFO는 이완경, 홍순기, 김석환, 이태형 등으로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출범한 역사를 가진 만큼 이들 모두 LG그룹을 모태로 한 인물로 확인됐다.

이완경 초대 CFO는 지난 1979년 럭키금성 기획조정실 재무과를 비롯해 LG석유화학 구조조정본부를 거쳤으며 홍순기 전 CFO는 지난 1986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해 LG 구조조정본부 차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석환 전 CFO는 지난 1987년 LG 증권, 이태형 현 CFO는 지난 1994년 호남정유를 거쳤다.

주목해야 할 점은 GS그룹이 역사적으로도 CFO의 역할을 중시해 왔다는 점이다. GS그룹이 LG에서 분리되기 전 LG그룹을 허 씨와 구 씨 일가가 경영했던 당시 구 씨 일가는 외형을, 허씨 일가는 재무 등 내실을 담당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GS그룹이 창립된 배경을 살펴봤을 때 CFO 직에 얼마나 신임을 두고 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출처 : 뉴스 1

이어 GS칼텍스, GS리테일, GS건설 등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계열사 CFO는 대부분 해당 계열사의 주요 직으로 꼽힌다. 실제로 GS칼텍스와 GS에너지, GS건설, GS리테일에는 모두 GS그룹 3세 혹은 4세 경영인인 허씨 일가가 자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역대 GS그룹 CFO의 공통점은 모두 계열사 CFO를 맡은 적이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계열사를 두루 살피면서 승계 작업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계열사에 CFO를 앉혀 승계 후보의 능력을 검증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현재 GS그룹의 경우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허서홍 GS 미래사업팀장 부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등 3명의 삼파전으로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GS그룹의 오너 3·4세 중 경영권 경쟁의 승기를 누가 잡는지에 대해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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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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