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건넨 “무조건 기어다니시라”라는 발언까지 비판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이 정책 변경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비판받는 세제 당국의 처지를 설명하는 취지로 내놓은 발언이었으나,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대통령의 책임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세제 개편안이 최종 결정된 정책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를 위해 공개한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문제가 있다면 반영해서 수정해 보겠다고 (구윤철 부총리가)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누더기를 만들었다, 일관성이 없다는 식의 비판도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정책 결정을 발표한 것과 안을 발표한 것은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더하여 이 대통령은 “안을 발표할 때는 국민의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반론을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판을 이유로 처음 제시한 방안을 고수하는 태도에도 선을 그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함부로 결정했으니 그냥 가자고 하는 것이 일관성이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정책안에는 변경 가능성이 전제돼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은 세제를 담당하는 공직자가 감수해야 할 부담에 대한 발언도 내놨다. 구 부총리가 개편안은 확정안이 아니라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세금을 만지는 사람은, (세제를) 바꾸면 반드시 욕을 먹게 돼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후 수혜를 얻는 쪽보다 부담이 커지는 쪽의 반발이 강하다는 점을 짚으며 “그러니까 무조건 기어다니시라”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졌다. 12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제 개편안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사람도 대통령 아니냐”라며 “국민 앞에 바짝 엎드려야 할 사람은 이 대통령 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개혁신당 역시 대통령에게 정책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실무자를 향한 책임 떠넘기기식 농담이 아니라 정책 실패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전면적인 세제 재검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대통령 주재의 국무회의에서는 김상호 춘추관장의 면직안도 최종 재가됐다. 앞서 김 전 관장은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주택 7채를 보유한 사실과 다세대주택 무단 증축 문제가 불거진 뒤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에 12일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전 관장 처리에 대해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짚었다. 더하여 그는 징계 수준을 공개하지 않은 청와대의 대응까지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세제 개편 과정의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며 관련 발언을 문제 삼은 만큼 향후 정책 논쟁에서도 재조명될 여지가 있다. 세제 개편안의 수정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정부가 확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정책 내용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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