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에서 과반 지위를 목표로 한 통합노조가 출범을 앞둔 가운데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을 주도했던 초기업노조에 자문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지난 5월 사측과 반도체(DS) 부문에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는 합의를 이끌었던 조직이다.
SK하이닉스에서도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다시 불거진 상황인 만큼 통합노조의 등장과 삼성전자 노조와의 접촉은 향후 사측의 교섭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통합노조는 향후 초기업노조와 연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통합노조 가입자는 1,250명을 넘어섰다. 지난 8일 설립신청서 제출을 마친 설립추진위원회는 이르면 이날 정식 노조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위원장과 집행부가 구성되지 않아 현재는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통합설립TF’가 조직을 이끌고 있다.
통합노조가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약 3만 5,000명인 SK하이닉스 전체 구성원 가운데 약 1만 8,000명을 조합원으로 확보해 과반노조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에는 현재 이천·청주 전임직과 기술사무직 등 3개 노조가 존재한다. 통합노조 측은 복수의 조직으로 구성원 요구가 나뉘면서 회사와의 협상에서도 힘이 분산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에 자문을 요청했다는 점도 향후 행보에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에서 성과급 합의를 주도한 경험이 있다.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는 DS부문을 대상으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는 특별경영성과급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 새 노조가 성과급을 주요 현안으로 내건 상황에서 다른 반도체 기업의 협상 경험을 가진 노조와 접점을 만든 셈이다.
통합노조 역시 성과급 문제를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로 올려놓았다. SK하이닉스에서는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마련된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 방식의 변경 여부를 놓고 다시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통합노조TF는 장기 적용을 전제로 합의한 초과이익분배금(PS)을 주식으로 전환하려는 과정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 등에 해당할 경우 집단적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조건에 해당하면 근로기준법에 따른 절차를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조직의 독립성과 협상력도 전면에 내세웠다. 통합노조TF는 “직군·지역을 넘어 구성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과반노조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과 같은 상급단체에는 소속되지 않는 독립노조 형태를 택한다는 계획이다. 협상 내용과 회의록을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공개하고 조합원들이 동일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직접 의사결정 방식도 추진한다.

다만 당장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통합노조가 직접적인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측과 기존 3개 노조의 교섭이 이미 진행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노조들과 전날부터 12일 새벽까지 6차 릴레이 교섭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노조가 올해 협상에 정식으로 참여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교섭 참관과 진행 상황 공개 요구, 구성원 의견 전달 등의 방법을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조합원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는 사측과 기존 노조 모두에게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통합노조가 목표로 제시한 약 1만 8,000명을 확보하면 과반노조 지위까지 갖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와 실제 연대가 이뤄질 경우 성과급을 비롯한 협상 과정에서 노조 간 공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역시 성과급 합의 이후 내부 진통이 끝난 상태는 아니다. 특별경영성과급의 재원 배분이 메모리 사업부에 집중되면서 비메모리와 완제품(DX) 부문 구성원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상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성과급 합의를 이끌었던 초기업노조가 과반 지위를 잃은 가운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이 세력을 확대하면서 2027년도 임단협의 교섭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행노조는 오는 21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요구 사항에는 DX부문 직원에게 1인당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는 방안도 들어갔다. 약 5만 1,000명인 DX부문 구성원에게 이를 적용하려면 11조 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며 사측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를 살펴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사안이 쟁의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인센티브 구조에 반대한다”라며 법 개정 추진 의사를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거액의 성과급 지급 시 주주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관련 법률을 손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도 이달 중 노사 교섭 대상과 범위에 관한 지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결국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통합노조가 얼마나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고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와의 관계를 어느 수준까지 발전시키느냐가 향후 노사 관계의 변수로 남게 됐다. 특히 성과급을 둘러싼 기존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을 주도했던 노조의 경험까지 통합노조에 더해질 경우 향후 교섭 구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과반노조를 목표로 내건 통합노조의 조직 확대와 초기업노조와의 연대 여부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더해질 경우 향후 교섭 구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과반노조를 목표로 내건 통합노조의 조직 확대와 초기업노조와의 연대 여부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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