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의 피의자 장윤기가 검거 직전까지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거리를 돌아다닌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범죄심리 전문가와 법조인 등이 분석을 내놨다. 전문가는 일반적인 범죄자들과 달리 얼굴을 숨기지 않은 장윤기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 부족이나 자기 과시 심리 등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성폭행을 목적으로 납치를 시도하다 처음 본 여고생 고(故) 이채원 양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달 1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도 고개를 든 채 카메라와 취재진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장윤기는 범행 후 옷을 세탁하고 머리를 자른 이유에 대해서도 “증거 인멸을 위한 것이 아니며 단정하게 죽고 싶어서 그랬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을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고 있다.
9일 손수호 변호사는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장윤기의 행동에 대한 설명을 내놨다. 그는 “장윤기(23)는 검거되기 전 머리 손질까지 했었다. 그 후 얼마든지 마스크를 써서 (얼굴을) 가릴 수 있었는데 가리지 않았다”라고 짚었다.
이어 손 변호사는 “(장윤기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죄책감이 없는 거 아닌지, 또는 당당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라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떳떳하다고 느끼는 거 아닌지 또는 본인의 얼굴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특정한 의도나 목적이 있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손 변호사는 장윤기를 일반적인 강력범죄 피의자들의 행동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아무리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대부분 얼굴을 가리려 한다. 가릴 수 있는 경우 마다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손수호 변호사는 “(장윤기가) 경찰에 있으면서도 아버지와 통화한 것을 보면 과연 수사가 제대로 된 것이냐는 의문을 계속 가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얼굴을 드러낸 이유 중의 하나가 떳떳함과 뻔뻔함 혹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장면이라면 모텔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손님을 살해하고도 옥중에서 ‘억울하다’고 이야기하는 ‘한강 몸통 시신 사건’ 장대호가 떠오른다”라고 덧붙였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신상 공개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장윤기가 충분히 생각해 봤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본인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나 보일지를 의식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박 교수는 “장윤기 같은 경우 만약 무기징역 이상이 나오지 않는다면 심지어 20년, 30년 형을 살게 되더라도 출소하면 40~50대 중반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충분히 본인이 법적 다툼을 벌여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태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장윤기는 지난 7일 광주지방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자필 의견서에서는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사죄보다 “수감 기간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라는 등 자신의 미래 계획을 강조해 비판받았던 만큼 이번 반성문 역시 형량 감경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장윤기가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면서 향후 재판 과정에서 진정성이 인정될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향후 법원이 장윤기의 범행 경위와 범행 이후 행적, 반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어떻게 판단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