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을 맡고 있는 지귀연 재판부를 향해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성토했다. 1심 결심을 앞두고 특검 구형이 연기되자,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재판 지휘 실패”라며 공개적으로 재판부 인사를 거론하고 나섰다. 여기에 천대엽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이 방어에 나섰지만, 오히려 “안이한 태도”라는 비판만 더했다.
논란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윤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에서 특검 구형을 오는 13일로 미룬 데서 촉발됐다.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다른 피고인 측 변론이 길어지며 재판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재판 지연이 계획적인 것 아니냐?”라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추미애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재판부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추 위원장은 “재판 지휘를 일부러 하지 않거나 고의로 방치해 신속한 재판을 회피하는 모습을 온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봤다”라며 “그런데도 천 처장의 답변은 굉장히 한가롭고 안이하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용민 의원은 재판장에서 피고인 측이 필리버스터식 변론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법원이 이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면 인사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천 처장은 “결심과 선고를 앞두고 있다”라며 “법과 양심에 따른 결과를 기다릴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은 기소부터 선고까지 402일이 걸렸다. 윤 전 대통령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다”라는 천 처장의 비교 발언을 끊고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소송 지휘 실패에 대한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추 위원장도 “재판부가 권위를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피고인들과 낄낄대며 분위기를 흐리고 있었다”라며 “내란 혐의를 받는 피고인 앞에서 사법부가 오히려 제압당한 모습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재판 일정조차 통제하지 못하는데 천 처장은 그저 지켜보겠다는 말뿐이니 답답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처장은 “법원행정처는 개별 재판 진행에 개입할 수 없다”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형식적 책임 회피”라며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날 회의는 민주당 내에서 지귀연 판사의 재판 지휘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게 공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재판 일정 지연을 넘어 사법부의 중립성과 책임성을 둘러싼 정치권의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내란 혐의라는 중대한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재판부의 소송 지휘 능력과 태도가 공개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지귀연 재판장이 피고인들과 함께 웃는 모습까지 거론하며 사법권의 권위가 훼손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법원 측은 절차적 독립성과 재판 진행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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