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사고를 일으켜 14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참사’ 운전자 차모 씨가 금고 5년 형을 확정받았다. 애초 1심에서 금고 7년 6개월이 선고됐으나, 항소심과 대법원이 이를 감형하면서 피해자 유족과 여론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4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차 씨에게 금고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차 씨는 지난해 7월 1일 밤 서울 시청역 7번 출구 인근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역주행으로 인도에 돌진해 9명을 사망하게 하고 5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차 씨는 급발진을 주장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작동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으며 재판 과정에서도 시내버스 운전 경험을 근거로 “페달을 잘못 밟았을 리 없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차량의 가속 및 제동장치에는 기계적 결함이 없었고 신발 밑창에는 가속 페달을 밟은 흔적이 발견됐다.
1심 재판부는 “차량 결함보다는 피고인의 과실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크다”라고 판단하고 금고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급발진의 전형적인 증상도 확인되지 않았고 피고인이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판단이 일부 달라졌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가속페달을 제동 페달로 착각한 데 따른 과실이 분명하다”라며 유죄 판단은 유지했으나, 형량 산정에 있어 1심이 적용한 ‘실체적 경합’ 대신 ‘상상적 경합’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형량이 금고 7년 6개월에서 5년으로 줄어들었다. 대법원 역시 항소심의 법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실체적 경합’은 복수의 범죄에 대해 각각 별도의 형량을 합산해 선고하는 방식인 반면, ‘상상적 경합’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할 경우 가장 중한 죄의 형량으로만 처벌한다. 법적으로 인정되는 감경 사유지만, 다수의 사상자를 낸 대형 사고라는 점에서 국민적 정서와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선 “재판부가 법리적으로 감형 사유를 적용한 것이지만, 중대 교통사고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감형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기계 결함도 없고 명백한 운전자의 실수로 9명이 숨졌는데 고작 금고 5년이냐?”라며 강한 유감을 표하는 비판적인 의견이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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