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계엄 해제 방해’ 의혹으로 구속 기로에 섰던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들의 역할과 판단 기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이정재 부장판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기각했던 판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른바 ‘영장전담 판사 3인방’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내란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수긍하기 어렵다”라는 입장을 내놨고 여야 역시 모두 각자의 논리로 판결을 해석하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구속영장 기각이 곧 면죄부는 아니라는 지적과 함께 사법부 공정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양상이다.
내란 특검팀은 곧바로 반박 입장을 냈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무장한 군인에 의해 국회가 짓밟히고 시민들이 대치하는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도 집권 여당 대표로서 정무수석과 국무총리, 대통령과 연달아 통화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국회 내 원내대표실과 본회의장 사이 거리가 채 2분도 걸리지 않음에도 추 전 원내대표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본회의 시간 공표 직후 의총 장소를 당사로 변경한 점을 들어 “당사에 모이라는 지시와 다름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혐의 다툼의 여지가 있다”라는 영장 기각 사유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면서도 영장 재청구는 체포동의 절차상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은 구속 여부와 별개로 조속한 기소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박 특검보는 “구속이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라며 사회적 지위가 있는 인물에 대해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구속수사를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법정 증인으로 출석해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걱정하지 마라 조만간에 해결할 거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한 점을 언급하며 충분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검은 다른 의원들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고 추 전 원내대표만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재판부에는 현재 남세진·박정호·이정재·정재욱 부장판사가 배치돼 있다. 이 중 남세진 부장판사를 제외한 세 명은 모두 수원지법 근무 후 올해 2월 말 인사 발령을 통해 현 보직을 맡았다. 이들은 이른바 ‘수원지법 3인방’으로 불리며 주요 사건에서 잇따라 구속영장을 기각해 수사기관과 특검의 요구에 제동을 걸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정재 판사는 이미 지난 6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도 기각한 바 있다. 정재욱 판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통일교 측 정원주 비서실장, 건진법사에게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박창욱 경북도의원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박정호 판사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IMS모빌리티 대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의 구속영장을 잇달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20일 서울고등법원과 중앙지법 등 17개 기관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들의 얼굴을 공개하며 조희대 대법원장의 인사 배경을 문제 삼았고 “조희대 사법부의 윤석열 구하기가 아닌지 의심한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사법부는 인사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영장전담 판사들의 사무 분담은 법원 사무분담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것이며 대법원장이 직접 정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조희대 대법원장 인사 과정에서 영장전담재판부 구성이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만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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