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첫 통화에서 직접 대선 출마 의향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9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덕수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설 생각이 있는지를 질문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 대행은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라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화는 특정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통화의 흐름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간략히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을 지명한 당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대선 차출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이 같은 질문이 오간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대통령이 하루도 지나지 않은 한국 정치 이슈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한국 정국에 관한 관심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외교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주요 국가들의 이슈를 빠르게 파악하고 있으며, 주요 뉴스는 번역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내 정치 상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에도 미 국무부는 “한국의 민주 기관과 사법 절차를 존중한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놨다.
한덕수 대행은 이번 통화에서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무역균형 등 주요 경제 현안을 중심으로 한미 협력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다음 날인 9일,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복 관세로 대응하는 대신 경제동맹으로 격상하는 것이 슬기로운 해법”이라고 언급했다.
한 대행은 “글로벌 자유무역이 죽었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차분한 소통과 상호 이익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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