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 시각) 선종하면서,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에 전 세계 가톨릭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 아프리카 출신 교황이 탄생할 가능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선두 주자가 첫 아시아 출신 교황이 될 수 있다”라며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을 유력 후보로 꼽았다. 로이터 역시 그를 “교황이 되기 위한 모든 자격을 갖춘 인물”로 평가했다.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라 불리는 타글레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머와 겸손, 진보적 성향을 닮았다는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필리핀 신학교에서 에어컨도 없는 방에서 생활하고, 주교가 된 뒤에도 버스나 ‘지프니’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등 소박한 삶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019년 교황청 복음화부 장관으로 임명되며 바티칸 행정 경험까지 갖췄다.
이 외에도 주요 외신들은 여러 인물을 차기 교황 후보로 지목했다. 프랑스의 장 마르크 아벨린 추기경(66), 헝가리의 피터 에르도 추기경(72), 몰타의 마리오 그레치 추기경(68), 이탈리아의 마테오 마리아 주피 추기경(69), 스페인의 후안 호세 오메야 추기경(79), 이탈리아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70), 가나의 피터 턱슨 추기경(76) 등이 있다.
특히 미국 뉴어크 대교구장인 조셉 토빈 추기경(72)도 중요한 후보 중 하나다. 그는 가톨릭 대표 수도회 중 하나인 구속주회(Congregation of the Most Holy Redeemer) 출신으로, 국제적 사목 경험과 함께 조직 운영 능력,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적 메시지로 강한 인상을 남겨왔다.

토빈 추기경은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를 포함해 여러 언어에 능통하며, 세계 각국을 돌며 이민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 왔다. 그는 교회 내 성소수자 문제에도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포용의 철학을 공유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로이터는 “세계의 추기경들이 첫 미국인 교황을 선출할 가능성은 작지만, 선출된다면 가장 가능성이 큰 인물이 토빈 추기경”이라고 전했다. 그의 지도력과 신학적 균형감각은 진보와 보수가 공존하는 교황청에서 타협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한국의 유흥식 추기경(73)도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며 피선거권을 가진 후보로 거론된다. 이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1978년 요한 바오로 2세 선출 투표에 참여한 이후 약 47년 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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