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15% 폭락
220.66달러까지 추락
‘기아’에 저격당해 반발

현지 시각으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관세 정책을 강행하겠다고 밝히자, 테슬라의 주가가 이날만 15% 넘게 하락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실제로 이날 테슬라는 ‘최악의 하루’를 맞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하루 동안의 낙폭이 약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폭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별 종목보단 시장 자체를 투매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며 그간 미국 주식 상승을 이끌었던 빅테크 종목을 중심으로 급락이 이어졌다.
이날 하루 테슬라의 주가는 15.4% 폭락하면서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5.43% 내린 222.15달러에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장 중 한때는 220.66달러까지 추락하며 시가총액 역시 증발했다.
종가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7,146억 달러로, 전장(약 8,449억 달러) 대비 1,303억 달러(약 190조 2,000억 원)가량 하락했다. 즉, 트럼프 發 호재에 힘입어 상승가도를 달리던 테슬라가 역풍을 맞은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5일 251.44달러에 거래된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선거운동에 앞장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같은 해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인 479.86달러까지 상승했다.
다만, 오너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내리막을 타며 지난주 금요일인 7일 262.67달러로 장 마감했다. 이어 이날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지난해 10월 중순의 주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상장 이후 ‘최장기간 하락’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런 폭락은 미국 증시 전반을 강타한 관세전쟁의 본격화와 경기침체 우려에 더해 테슬라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의 1분기 판매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월가의 UBS그룹은 “테슬라 모델 Y의 신형 출시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주문이 다소 주춤한 상태”라며 1분기 판매량 추정치를 이전보다 16% 낮춘 36만 7,000대로 조정했다.
실제로 최근 해외 시장 곳곳에서 테슬라의 판매 실적은 급감했다. 이어 미국 내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정치 활동에 반대하는 시위와 함께 테슬라 차량과 매장, 충전소 등을 겨냥해 방화를 저지르고 총격이 벌어지는 등 연일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즉, 주가 폭락과 더불어 오프라인 공격 등이 벌어지면서 사상 최악의 날을 맞았다는 평가가 제기된 것이다.
이어 이날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가 미국을 비롯한 거의 전 세계 국가에서 일시적으로 접속이 안 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엑스 계정을 통해 “엑스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아직도 진행 중)”라며 “우리는 매일 공격을 받지만, 이번에는 많은 자원이 동원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일론 머스크는 “크고 조직화한 집단, 그리고/또는 국가가 관여하고 있다”라며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테슬라 주가 폭락의 근원지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는 초유의 행보를 이어 나갔다.
이는 그가 자신을 겨냥한 캠페인에 발끈하는 듯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기아는 소형 전기차 EV3와 관련해 유럽에서 “일론 머스크가 미친 후 구매한 차”라고 쓰인 광고를 내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광고는 노르웨이 주요 신문 및 SNS 계정에 올해 3월 초부터 게재됐다. 이 광고를 두고 전기차 전문매체 EV는 이를 “기아가 테슬라에 실망한 소비자를 겨냥해 제작한 광고”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유럽에서 진행된 기아 전기차 광고를 리트윗하며 “그들이 정말 그래요?”(They really did that?)라고 답글을 적었다. 업계에서는 해외에서 흔한 ‘분란성’ 광고에 일론 머스크가 반응하면서, 보복성 정책을 내세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편, 테슬라의 주가가 크게 폭락한 10일 일론 머스크는 폭스비즈니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DOGE 수장 외 다른 일은 포기하고 있다. 다른 사업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정말 그렇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 이후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 폭락을 지적하는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장기적으로는 괜찮을 것”이라며 태연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앞서 그가 ‘1년 더 DOGE 일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한 것과 더불어 테슬라에 대한 자신감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주가 폭락에 앞장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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