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4억 후원” 트럼프 취임식에 모인 기부금 수준만, 무려…

도널드 트럼프 취임식 기부금
최종 모금액 2,949억 원 예상
바이든 6,200만 달러 대비 3배 ↑

현지 시각으로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행사가 나흘 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 기간에 워싱턴DC에는 군경 2만 5,000명, 48km 길이 펜스를 동원한 역대 최고 수준 보안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최고 수준의 보안 조치가 이뤄지는 행사에 따라 취임식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막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에 기부금을 전달한 기업이 알려져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지난 12일 현대차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현대차 미국법인을 통해 후원금 100만 달러(약 14억 7,000만 원)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기부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법인을 통해 전달한 후원금 100만 달러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후원한 금액과 같은 규모로 확인됐다.

실제로 포드, GM, 도요타 등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애플, 아마존, 메타, 오픈AI 등 빅테크 업체들도 기부 계획을 밝혔다. 현지 언론인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1억 7,000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종 모금액 수준을 약 2억 달러(한화로 약 2,949억 원)로 예측한다.

이는 지난 2017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통령 취임 당시 모였던 1억 7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더하여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뒤이어 출범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모인 기부금(6,200만 달러)과 비교했을 때도 약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당시 바이든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의 영향으로 비교적 간소하게 치러졌다.

재계에서는 트럼프의 취임식에 약 14억 원을 기부한 현대차를 두고 “트럼프 당선인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다”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당초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모든 국가 수입품에 최대 2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러한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에 해외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현대차그룹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실현될 때 글로벌 판매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이끌게 될 미국은 단일국가로 현대차그룹의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더하여 지난해 미국 내에서 판매한 현대차의 차량은 그룹 연간 판매량의 2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 측은 지난해 말 ‘미국통’인 성 김 고문을 글로벌 대미협력 담당 사장으로 임명하고, 북미 판매를 담당하던 호세 무뇨스 사장을 현대자동차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현대차 측은 이번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당초 100만 달러(약 14억 6,300만 원) 이상 기부자에게는 VIP 티켓이 제공된다. 그러나 기부금이 순식간에 몰려들면서 VIP티켓이 이미 매진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취임식을 제외한 만찬 행사 등 관련 부대 행사에는 그룹 관계자의 참석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는 20일 열리는 트럼프의 취임식에는 정용진 회장·허영인 SPC그룹 회장·우오현 SM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업계에서는 향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총수들도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용진 회장은 취임식은 물론 당일 저녁에 열릴 무도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가 평소 친분이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에게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정용진 회장이 현재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모금에 참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해진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