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800 기체 결함 논란
탑승객 불안, “예약 편 확인 중”
글로벌 언론 주목, 안전성 쟁점
29일 오전,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 편의 참사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항공 업계와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활주로를 이탈한 여객기의 화재와 동체 파손, 179명의 사망자라는 충격적인 결과는 물론, 사고 기종이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보잉 737-800이라는 점도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해외 언론들은 이번 참사의 원인 규명에 있어 한국 내 사고 대응과는 다른 한 가지 요소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사고 기종인 보잉 737-800의 기술적 안정성 문제이다.
보잉 737-800은 1997년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5,000대 이상 판매되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상업용 항공기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총 101대가 운항 중이다. 그러나 이처럼 보급률이 높은 기종임에도 최근 몇 년간 잦은 사고 사례가 보고되며 기술적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무안 참사 하루 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발생했다. KLM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유압 장치 고장으로 비상 착륙한 것이다. 같은 해 10월에는 인도에서 에어인디아익스프레스 소속 기종이 랜딩기어 문제로 회항했고, 지난 7월에는 미국에서 아메리칸 항공 소속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바퀴 연기로 긴급 정지했다.
CNN과 BBC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무안 참사를 단순히 지역적 이슈로 보지 않았다. 보잉 737-800기종이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만큼, 이 항공기의 잠재적 결함 여부가 글로벌 항공 안전에 미칠 영향을 강조했다. 특히 해외 언론은 무안 참사의 원인이 랜딩기어 고장으로 파악되었다는 점에서 이전의 사고들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비상 착륙 시 동체 충격과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설계된 연료 방출 기능이 없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는 보잉 737-800이 기존 설계와 비교해 화재 및 착륙 충격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한국에서는 사고의 원인을 기체 결함보다 항공사의 안전 관리와 조치 부족에서 찾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빠른 성장 속에서 유지 보수와 안전 점검의 허점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보잉 737-800기종 자체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만큼, 사고 빈도가 높아 보일 뿐 실제 결함 여부를 논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해외 언론들은 한국의 항공사 사고율이 세계적으로 낮고, 이번 사고를 낸 제주항공 역시 대형 사고 이력이 없는 점을 들어 기체 결함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잉사는 사고 이후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미국 항공 조사 당국(NTSB)과 함께 전문가를 한국에 파견해 사고 원인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를 볼 때 보잉은 사고 원인이 기체 결함으로 밝혀질 경우 대규모 리콜과 보상, 신뢰 회복을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8년과 2019년에 발생한 보잉 737 MAX의 두 차례 추락 사고가 있다. 이 사고로 인해 전 세계 737 MAX 기종의 운항이 중단되었고, 보잉은 소프트웨어 결함을 수정하며 신뢰 회복을 위한 광범위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한국 항공 당국과 제주항공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보잉 737-800기종의 점검을 강화하고, 정기적인 안전 점검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보잉 737-800기종의 연이은 사고 사례에 대해 걱정을 표하며 “반복해서 동일 기종 문제 생겼다니 진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 다른 이들은 항공사와 제조사의 책임을 비판하며, “보잉은 사고가 잦은데도 여전히 뚜렷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비행기 탑승을 앞둔 사람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예매해 둔 항공편 기종을 확인해야겠다”며 보잉 737-800 기종을 피하고 싶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모든 부분을 철저히 조사해 정확한 결론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사고 원인을 기다리며 신중하게 지켜보자는 입장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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