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매각 검토하는 SK…최태원 회장 지분만 빠진 이유, 노소영 때문?

SK그룹이 반도체 웨이퍼 전문 제조사인 SK실트론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태원 SK 회장의 개인 지분만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SK실트론의 경영권 매각을 두고 협상 중이다. 매각 대상은 SK(주)가 보유한 지분 51%와 TRS(총수익스왑) 계약을 통해 간접 보유한 19.6% 등 총 70.6%다.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29.4%는 제외됐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웨이퍼 전문 생산 기업으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태는 2017년 LG그룹에서 인수한 LG실트론이다. 시장에서 평가되는 기업 가치는 약 5조 원으로, SK(주)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3조 원 안팎의 현금 유입이 예상된다.

SK 측은 이번 매각이 유동성 확보와 사업 구조 재편을 위한 ‘리밸런싱’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도 밝혔지만, 구체적인 매각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과 관련한 재산분할을 고려해 SK실트론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항소심에서 법원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에서 해당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자신의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되며 재산 전략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SK 관계자는 “SK실트론 매각은 그룹 리밸런싱 전략의 하나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