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주일 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9일 정오께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밝은 갈색 셔츠에 남색 정장을 입고 비즈니스센터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으며, 취재진의 질문에는 “갈게요”라는 짧은 답변만 남긴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중국 출장에서 귀국한 지 닷새 만에 다시 일본으로 출국, 도쿄와 오사카 등 주요 거점을 돌며 현지 경제인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이번 출장 목적이 AI, 반도체, 전장(전기차 부품) 등 삼성의 핵심 미래 사업 강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 확대 차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다시 만나 AI 사업 협력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2월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함께 3자 회동을 한 바 있으며, 이번 일본 방문이 이에 대한 후속 교류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일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요코하마시에 첨단 반도체 R&D 거점을 조성 중이며, AI 및 5G용 반도체의 후공정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지난달 중국 전기차 업체들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 일본 출장에서도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 및 전장 부품 고객사들과의 네트워킹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최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글로벌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말에는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포함한 고위층과 만나 현지 사업 확대를 논의했고, 샤오미·BYD(비야디) 등 주요 전기차 기업과의 교류도 강화했다.
이번 일본 출장 역시 회계연도 개시 직후 이뤄진 일본 기업들의 새 경영진과의 네트워크 구축, 미래 신사업 기반 다지기 등 총체적인 전략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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